[2014년 7월 뉴스레터]

1830-1833년에 격변론에 강력한 일격이 가해졌는데, 버클랜드의 제자이며 변호사였던 라이엘(Charles Lyell, 영국, 1797-1875)에 의해 “지질학의 원리(Principles of Geology)”가 출판된 것이다. 라이엘은 극단적인 동일과정설에 기초를 둔 지질학적 방법을 택했다. 즉 과거 지질학적 활동을 단지 오늘날의 침식, 퇴적, 화산 활동, 판구조과정이 오늘날의 강도와 빈도로 해석하도록 했다. 라이엘은 성경의 홍수 심판이 어떤 지질학적 사건에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인식시켰을 뿐 아니라, 스스로 “지질학의 영적인 구원자며 모세의 낡은 세대로부터 과학을 해방시킨 자”로 여겼다.

라이엘은 베너의 지질계통표를 더 잘게 나누었는데(1833년), 1872년에는 이를 정리하여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지질계통표의 기본적인 틀을 잡았다. 이때는 이미 찰스다윈의 종의 기원(1859) 출판된 이후이기 때문에 지질계통표는 진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순서를 지지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었다. 이때부터 지질계통표의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라는 용어를 사용 했으며, 진화론자들은 이를 더 세분하여 고생대는 캄브리아기, 실루라아기, 데본기, 석탄기, 페름기로,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신생대는 전 3기와 후 3기로 나누었다. 그리고 20세기로 접어들기 이전에 측정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지구의 나이는 모든 지질학자들에 의해 이미 수억년 된 것으로 간주되었다.

당시 어느 누구도 아주 오랜 지구를 믿는 새로운 이유를 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엘에 의해 만들어진 원리와 지질계통표에 화석을 끼워 맞추는 시도는 지질학자들이 늘어감에 따라 더 빠르게 진행되었다. 1900년도 중반에 고생대 캄브리아기와 실루리아기 사이에 오도비스기를 끼워 넣었고, 신생대의 후 3기를 제 4기로 명명하였다. 아직까지도 지질학자들은 이 기본 틀의 굴레 속에서 지질시대를 더 잘게 나누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이 진화의 역사를 보여주는 지질계통표는 지구 어딘가에서 통째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며, 까마득히 오랜 세월 동안 진화가 일어났다는 편견으로 흩어져있는 화석들을 모아서 발전시킨(!) 창작품일 뿐이다.

화석이 지질계통표의 순서대로 고스란히 발견되는 곳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는 점은 그 동안 창조과학자들이 수 없이 지적했던 바다. 또한 화석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기존에 정한 진화의 순서대로 발견되지 않는다. 실제로 지층의 시대를 결정하는데 사용되어왔던 표준화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화석의 상하 순서가 역전되어 발견되므로 점점 그 표준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이는 지질학의 학문적 한계가 한 몫 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지질학이란 지역학문으로서 엄청나게 큰 지구안에서 자신이 접할 수 있는 지역은 아주 제한 되어 있어 이외의 다른 곳은 확인하는 것이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한 지역을 조사한다고 해서 모든 화석을 보았다고 자신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자신이 연구한 지역으로 모든 것에 보편성을 주기 어렵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의 화석들의 발견 순서가 다른 곳에서는 바뀔 가능성이 충분히 있을 뿐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질학자들은 동일과정설과 진화론의 사고의 틀안에서 자기가 보았던 좁은 지역이 지구의 전체의 역사를 보여줄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라이엘의 책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홍수 심판이 지질학적으로 중요하다고 믿는 격변론자들이 바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당시에 “성서적 지질학자”로 불리는 크리스천 그룹은 팜플렛, 논문, 책 등을 통해 라이엘의 생각에 대한 문제점을 성경적, 지질학적, 철학적으로 지적했다. 여기에는 과학자도 있었고 목회자도 있었고, 둘 다에 해당되는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하나님께서 약6,000년 전에 엿새동안 세상을 창조하였고, 홍수 심판은 성경 기록대로 1년 여에 일어난 전지구적인 격변이라는 성경 기록을 여과 없이 믿었다. 이들이 오랜 지구를 믿는 사람들에게 비평을 가하는 방법은 오늘날 창조과학자들이 하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대부분 무시되었고, 결국 동일과정설과 진화론은 각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1903년과 1906년 유명한 물리학자인 러더포드(Ernest Rutherford, 뉴질랜드,1871-1937)는 동위원소가 암석의 나이를 측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1930년대 지질학자인 홈즈(Arthur Holmes, 영국, 1890-1695)에 의해 지구나이는 20억 년으로 늘어났고, 오늘날에는 46억년까지 올라갔다(동위원소 측정 방법의 문제점은 이전 호를 참고). 그러나 이런 막연히 먼 지구의 역사는 자연주의, 동일과정설, 진화론의 패러다임하에서 선택적으로 얻어진 숫자일 뿐이다.

  • 이재만 / 창조과학선교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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