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뉴스레터]

“땅(earth)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창세기 1: 2)

성경에서 땅은 히브리어로 “에레쯔, erets”인데 언제나 우리가 밟고 있는 땅인 지구를 말하고 있다. 1절에서 천지(heavens and earth)에서 “지(地)”와 동일한 단어이다. 한글 성경은 1절은 한자로 2절은 한글로 번역되어 마치 다른 대상처럼 보이지만 같은 단어이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이 거하게 할 지구를 첫 물질로 창조하신 것이다. 2절은 바로 그 지구의 처음 모습이다.

“혼돈과 공허”
영어로 “formless and void”라고 번역되었는데 이 부분은 황폐와 무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형태를 그릴 수 없으며 거주자가 없는” 모습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이 구절은 “나쁜” 상태가 아니라, 단지 지구의 첫 모습을 묘사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첫째 날 끝에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와 직접 연결되듯이 선하신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는 선한 모습이다. 실제로 지질학적으로 첫째 날 창조된 땅의 모습은 형태를 그리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복잡하게 생겼는데 자세한 내용은 지난 Creation Truth의 “성경으로 푸는 지질학”에서 여러 번 언급되었으므로 이곳에서는 설명을 피하고자 한다.

특히 창세기에서 1절과 2절 사이에 진화의 오랜 기간을 집어넣는 간격이론(gap theory)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구절을 심판의 결과 폐허가 된 지구의 모습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그러나 한글 성경에는 빠져 있지만 1장 1절 뒤부터 일곱째 날인 2장 3절까지 총 34절이 매 절마다, 하나님의 모든 창조행위마다 “and(히브리어로 vav)”라는 접속사로 연결된다. 즉 창조주간 사이에 어떠한 간격도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1절과 2절에도 다른 절들과 마찬가지로 “vav”로 연결되어있다.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아직 빛이 창조되지 않은 깜깜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깊음이라고 하는 단어인 “teh-hom”은 노아홍수 때 “모든 깊음의 샘이 터지며” 할 때 다시 등장한다. 그러니까 노아홍수가 전지구적인 대격변임을 이 단어를 이해함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하나님의 신이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이 구절에서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될 수 있는 물질이 언급되는데 바로 “물”이다. 하나님께서 지구를 만드시며 구성물질로 처음부터 물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수소와 산소를 만드신 후 천천히 물이 형성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물을 창조하신 것이다. 여기에는 과정이 필요치 않다. 유신론적 진화론자들은 하나님께서 창조를 시작하셨지만 나머지는 진화론적 “과정”으로 이루어 졌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지구나 별의 형성과정도 오랜 동안 먼지가 모여서 이루어졌다는 진화론적 모델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창세기 1장은 물질이 다뤄지는 것도 시공간을 초월하신 분에 의한 “디자인”임을 말하고 있다. 이는 예수님께서 혼인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실 때와 동일하다. 그러므로 2절 또한 1절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신 창조자라는 믿음에서만 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 그 지구를 하나님의 신이신 성령님께서 운행하고 계시는 것이다.

창조 첫째 날은 거의 모든 것이 하나님 자신의 형상이 살게 될 지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여호와는 하늘을 창조하신 하나님이시며 땅도 조성하시고 견고케 하시되 헛되이 창조치 아니하시고 사람으로 거하게 지으신 자시니라”(사 45:18). 성경이 언급하듯이 지구가 평범한 별들 중에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 때 우리가 얼마나 귀한 존재인지 알게 된다.

– 이재만 (선교사, 지질학, 구약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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