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뉴스레터]

대부분의 화석들은 그 생물체의 시체들이다. 그러나 가끔씩 돌 속에는 동물들의 발자국 흔적화석들이 발견되곤 한다. 이러한 동물 발자국 화석만을 연구하는 학문을 족적화석학(ichnology)이라고 부른다. 이 발자국 화석은 몸체화석(일반화석을 발자국화석과 구분하기 위해 여기서는 이 단어를 씀)이 제공하는 동물의 골격과 모습 등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지만 매몰 당시 상황을 엿볼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가치가 있다. 발자국 화석연구는 몸체화석에 비하여는 상당히 연구가 더딜 수 밖에 없다. 이는 화석에서 종을 분류하는 것부터 몸체화석보다 훨씬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정도의 구분은 가능하다.

발자국 화석의 연구로 기존의 지질학적 연구 결과가 뒤바뀐 대표적인 예로 그랜드캐년을 들 수 있다. 그랜드캐년의 상부 지층 가운데는 주로 모래가 쌓여서 형성된 코코니노 사암층(Coconino Sandstone)이 있다. 평균 두께가 96m이며 면적만 200,000 평방 마일에 달한다. 예전에 이들 사암은 엄청난 모래의 양과 사층리의 모습 때문에 사막환경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석되었었다. 그러나 최근에 조사된 결과들은 이들이 사막환경이 아닌 홍수환경에서 형성되었다는 증거들이 드러났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발자국 화석이다. 사암층 전반에 걸쳐 파충류의 것과 같은 발자국이 발견되지만 그 가운데 양서류의 발자국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은 사막환경에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이다(그림 1). 양서류는 결코 사막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1978년 지질학자 브랜드(Brand)는 발자국화석이 어떤 환경에서 잘 보존되는지를 실험하였다. 그의 결과는 아주 흥미로웠는데 발자국화석이 가장 잘 형성되는 환경은 물 속의 모래(underwater sand)의 푹 젖은 모래(very wet sand)였다. 반면에 축축한 모래(damp sand)와 마른 모래(dry sand)는 발자국이 남아있기 어려우며 양호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코코니노 사암의 경우 발자국 화석은 발톱까지 그려질 정도로 아주 섬세한데 이는 물 속에서만 가능한 모습이었다. 그러므로 코코니노 사암뿐 아니라 다른 발자국 화석도 물속에서 형성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지지한다. 발자국은 아니지만 코코니노 사암이 물속에서 형성되었다는 또 다른 증거는 사층리의 모양인데 사막에서 형성되는 사층리는 그 경사각이 30-34도이지만 코코니노 사암층의 경사는 훨씬 작은 25도인데 이는 물에서 만들어지는 사층리의 경사각이다.

그 동안 지질학자들은 발자국 화석과 몸체 화석을 지질시대와 함께 연구하여 왔다. 만약 이 진화론적 지질순서가 옳다면 몸체 화석과 발자국 화석은 시대적으로 같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예를 들어 노바 스코티아(Nova Scotia)에서는 고생대 지층에서 새의 발자국화석이 발견됐다 (그림 2). 그러나 진화론자들은 이 발자국화석을 조류의 것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진화론자들은 파충류에서 조류로 진화되었다고 믿고 있는데, 파충류가 출현했다는 중생대보다 앞서 고생대 지층에서 새가 살았다는 것은 진화론적 순서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그랜드캐년에서도 똑같이 발생했다. 고생대 지층인 허미트 셰일(Hermit Shale)에서 정확한 새의 발자국의 모습이 발견되었다. 그러나 이 경우도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고생대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미확인 발자국(unidentified track)으로 취급되어 버렸다(Gilmore, 1927). 실제로 이러한 현상은 파충류와 조류가 동시대에 살았으며 이들이 같은 시대에 매몰되었다는 성경적 역사관만 가졌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발자국 화석들은 아주 급박한 상황을 느끼게 한다. 이는 노아홍수 동안 물 속에서 빠르게 도망가던 파충류가 매몰되기 직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발자국 화석들의 결과들도 노아홍수의 격변모델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

– 이재만 (선교사, 지질학, 구약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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