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sands… Not Billions
[2005년 12월 뉴스레터]
11월 5일 토요일. 아침 일찍 LA를 출발하여 샌디에고로 향했다. 이 날은 샌디에고에 있는 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 (ICR, 창조과학연구소)가 지난 8년간 추진해왔던 지구의 나이를 추정하기 위한 RATE (Radioisotopes and the Age of The Earth) 연구의 성과를 대중들 앞에서 발표하는 날이었다. 제레마이어 목사님께서 시무하시는 Shadow Mountain Community 교회에서 열린 이 날 학회는 창세기 기록의 사실성을 믿는 이들에게 학회라기보다는 하나의 축제와도 같았다.
RATE 연구는 방사성동위원소 측정법에 의해 지구의 연대를 수십 억년까지 추정해 올라가는 주류 지구과학계의 입장에 반대한다. 일곱 명의 ICR 소속 박사들은 지구가 성경의 족보로부터 추정할 수 있는 6000년 정도의 나이만을 먹었다고 보고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수십 억년과 6000년이라는 시간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격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가설은 도저히 양립할 수가 없다. 즉 어느 하나가 맞으면 다른 하나는 틀린 것이다. 지구의 나이를 6000년 정도로 추정했을 때 지질학적 발견의 결과들이 ‘젊은 지구’ 가정과 훨씬 잘 맞는다는 점을 밝히기 위해 이들은 두 방향에서 접근해 들어갔다. 첫째는 주류 지구과학이론의 문제점들을 정확히 지적하는 일이었고, 둘째는 주류이론과 오히려 반대되는 가정들을 해야 할 만한 증거들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방사성동위원소측정법은 과학적 방법론으로서 치명적인 약점들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첫째, 스넬링 박사는 그의 강연에서 기존의 여러 방사성동위원소측정법들은 동일한 암석에 대해서 서로 차이가 큰 연대를 추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마치 동일한 사람의 머리색을 보았을 때와 피부 주름을 보았을 때, 혹은 치아상태를 보았을 때 나이를 다르게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방사성동위원소측정법들 간에 일관성이 없었던 것이다. 그 추정연대의 커다란 차이를 보여줄 때 청중들은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둘째, 바움가드너 박사는 그의 강연에서 유명한 탄소14 연대측정밥은 45역년이라는 오랜 시간은 아예 측정할 수 없는 방법이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 측정법은 탄소14의 반감기가 짧아(5730년) 10만 년 이상이 되면 탄소14는 아무리 정밀한 계기로도 측정할 수 없는 농도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셋째, 그는 또한 강연에서 방사성동위원소측정법이 기대고 있는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즉, 초기의 불안정동위원소/안정동위원소 비율을 안다고 가정하는 것과, 현재의 붕괴속도는 과거에도 동일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깊은 땅 속에서 생성되는 다이아몬드에는 불안정동위원소인 탄소14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되었다. 왜냐면 탄소로 되어있는 다이아몬드의 결합은 쉽게 끊어지지 않아 일단 생성 후에는 탄소14의 출입이 불가능하고, 수 백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믿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내의 탄소14는 짧은 반감기로 인해 모두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RATE팀의 연구 결과 다이아몬드 안에서 많은 양의 탄소14가 발견되었다. 즉 초기 불안정동위원소의 양에 대한 확신이 타격을 입은 것이다.

불안정 방사성동위원소의 붕괴속도의 안정성과 관련한 연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젊은 지구’를 증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험프리스 박사는 그의 강연에서 매우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즉 지르콘 광물 내에 있는 헬륨 입자의 방출 속도와 그 광물의 온도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있는데, 그 상관관계의 이론적 추정치가 지구의 나이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림 참조). 험프리스 박사는 그에 따라 소위 ‘젊은 지구’ 모델과 ‘오랜 지구’ 모델을 상정하고 그것을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 보았다. 그의 표현을 따르자면 ‘불가사의’ 하게도, 실제 데이터는 ‘젊은 지구’ 모델과 너무나 잘 맞았다(그림). 실제로 그림의 그래프는 대단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청중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스넬링 박사 역시 기존의 이론에 정면으로 반하면서 붕괴속도가 과거에는 빨랐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세웠다. 그 증거로 지르콘 광물 내에 있는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동그란 흔적을 만드는데, 바로 그 옆에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생기는 방사성동위원소인 폴로늄이 이동하여 붕괴하면서 만드는 흔적이 함께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붕괴의 흔적을 만들 정도면 상당히 많은 분량의 폴로늄이 한꺼번에 이동하여 붕괴했어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당시, 상당히 많은 분량의 폴로늄이 만들어지려면 극히 짧은 반감기를 가진 폴로늄을 생성시키도록 우라늄 붕괴가 그만큼 더 빨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에서도 박수가 나왔을 법한데, 조금 어려웠는지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결론이 번복될 것 같지 않은 이러한 연구성과들에 어느 정도 만족하면서도 이들은 이 연구의 한계를 스스로 파악하는 전문가의 자세도 잃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방사성동위원소가 그렇게 빨리 붕괴했다면 다량의 방사능이 생물들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지, 그 열은 다 어디로 갔을지 등의 문제이다. 이 때 청중들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헛된 세상의 연구가 아닌 바로 이러한 연구들을 수행하기 위해 창조과학자들을 후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나아가 강연과 연구에 참여했던 ICR의 연구진들은 강연 이후 청중들과 개인적인 질의응답 시간 및 연구결과물(책, DVD) 판매, 사인회의 시간을 갖는 등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바움가드너 박사가 강연 중 언급했던 말을 전하면서 이 참관기를 마치고자 한다. 이 연구의 가장 연장자인 그는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 세속 학계에서도 성공적인 과학자였던 자신을 창조과학에 헌신하게 하고 오늘의 이런 시간이 있게 한 주님께 감사한다고 고백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모였던 청중들 한 명 한 명에게도 하나님은 놀라운 계획이 있으심을 확신한다고 말하였다. 냉철한 이성이 지배하는 학회 발표에서 이처럼 뜨거운 고백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만일 그 자리에 있었다면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성경을 우리 손에 붙잡은 그 순간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본격적으로 실현 되기 시작하는 때였을 것이다. 그리고, 창세기 1장에서 천지를 창조하는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이 터져나온 그 순간이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이미 시작된 때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45억년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불과 6000여 년 전의 이야기인 것이다.
- 최태현 (행정학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