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뉴스레터]

사역 초기 여름 미국창조과학 연구소에 있을 때였다. 지질학 박사과정에 있다고 하는 두 지질학도에게 전화가 왔다. 창조과학에 대하여 설명해 줄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그냥 말로 하는 것보다 무언가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연구소에 있는 창조과학발물관을 선택했다. 이 친구들은 지질학 분야 중 각각 변성암석학과 해양지질학 분야를 공부하고 있었다. 둘 다 교회를 다니고 있던 상태였다.

창조과학박물관은 창세기 1장 1절부터 우리가 서 있는 현 위치까지 성경적 조명하에 구성된 역사박물관이다. 처음부터 이들은 아주 진지했다. 6일 창조의 방을 지나, 타락의 방, 다음은 성경에 그대로 설계한 노아방주 내부를 차례로 지났다. 노아홍수 방에 들어가자 화석, 지층, 석탄, 사층리 등 지질학 자료들과 커다란 그랜드캐년 사진과 단면도 등이 눈에 들자 약간의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진화가 과거에 있었다면 각 생물의 종들을 이어주는 중간단계가 화석에서 발견되어야 하지요? 그러나 지금까지 거의 보고되지 않았으며 보고된 것들도 나중에는 모두 독립된 종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화석이 만들어지는 때는 그 생물이 죽은 다음이 아니라 살아있을 때 갑작스런 매몰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러나 관찰되는 모든 화석들은 그 분포나 양상에서 오늘날 일어나는 자연과정으로는 결코 설명될 수 없습니다. 지구 전체를 덮는 전 지구적인 대격변이라는 모델 안에서만 설명될 수 있습니다.” 나는 여기까지 충분히 이해됐다는 확신을 갖고 다음을 이어 나갔다. “다른 하나는 진화론자들이 지구의 역사라고 부르는 지질시댚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곳은 지구상에 한군데도 없지요?” 왜냐하면 지질시대ㅛ가 만들어진 것은 진화론적인 지질순서를 모두 보여주는 어떤 장소가 있어서가 아니라, 진화가 사실이라 가정하여 지층의 순서를 짜 맞추는 지층대비(correlation)의 방법에 의해서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 한 친구로부터 질문이 튀어 나왔다. “그러면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측정법은요?” 지질학을 공부했다면 당연히 나와야 할 질문이다. 여기에 대하여 실제로 화석은 연대측정을 할 수 없다는 것과 오직 용암만이 가능한데 지금까지 나이를 알고 있는 용암을 측정하였을 경우 맞은 적이 없다는 것을 설명 했다. 아울러 방사성 연대측정의 기본가설의 문제점도 덧붙였다.

그리고 다른 한 중요한 이야기로 이어갔다. “모든 퇴적암은 선캠브리아기 지층이라고 하는 실제적인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기반암 위에 퇴적되어 있지요. 그리고 선캠브리아기 위로부터 실제적인 화석들이 갑자기 발견되며 이 현상을 캠브리아기 화석 대폭발이라고 부르지요.” 이제는 더욱 성경 속으로 들어가 결론을 내려야겠다고 느껴졌다. “성경에는 땅이 창조된 때가 크게 두 번 나옵니다. 창세기 1장 셋째 날 물이 물러가고 뭍이 드러나며 하나님께서 아직 생물을 창조하시기 전에 만들어진 땅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노아홍수 때 심판과 함께 그 위에 쌓여 형성된 땅입니다. 더군다나 노아홍수 이전에는 지구상에 화석을 만들만한 격변의 언급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내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단지 그들 스스로가 말하고 싶어하는 내용을 대신하는 것에 불과했다. “맨 밑의 선캠브리아 지층은 창세기 1장에서 생물이 창조되기 전의 땅이고 그 위 엄청난 화석을 담고 있는 지층들은 전 지구를 덮는 노아홍수 때 형성된 퇴적암입니다. 창조과학자들은 밑의 기반암을 홍수이전 층(pre-flood rock), 그 위의 퇴적암을 홍수 층(flood rock)으로 이름을 지었습니다.” 계속 이어나갔다. “지질학적으로 가장 일반적인 현상에 대하여 아직까지 설득력 있게 설명한 어떠한 지질학 논문도 쓰여진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여기고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 아닙니까?”

이미 성경으로 마음이 열린 그들에게 그 다음에 이어지는 빙하시대와 바벨탑 방에서 긴 설명은 필요치 않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예수님의 방, 중세와 근대시대를 지나 드디어 오늘 우리의 위치에 돌아왔다. 두 시간여 박물관 투어를 마치고 나오면서 내가 질문을 했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이 어려워서 몰랐나요? 아니면 한번도 들어보지 못해서 몰랐나요?” 대답은 간단했다. “들어보지 못해서 몰랐지요.” 그리고 그 중에 논문을 앞둔 친구는 “이제야 내가 하나님 앞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고 고백을 했다.

  • 이재만 (지질학, 구약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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