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간 잡종(hybrid)은 종 간에 태어난 잡종을 의미한다. ‘말과’(horse family)의 종간 잡종으로 가장 잘 알려진 mule(노새)은 수컷 당나귀와 암컷 말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다. 반면에 ‘hinny’ 는 수컷 말과 암컷 당나귀 사이에서 나온 것인데 ‘mule’에 비해서 훨씬 드물다. 또한 ‘zonkey’는 수컷 얼룩말과 암컷 당나귀, ‘zorse’는 수컷 얼룩말과 암컷 말, ‘hebra’은 수컷 말과 암컷 얼룩말 사이에서 나온 것이며 종간 잡종에 해당한다. 이들 말과의 종간 잡종끼리는 염색체 숫자가 홀수가 나오기 때문에 서로 수정이 어렵다. 예를 들어 당나귀의 염색체 숫자는 62개이며 말은 64개인데 그 사이에서 나온 ‘mule’의 염색체는 63개인 홀수이다. 그러나 이들 간에 아주 드물게 수정에 성공했다는 보고가 있다. 물론 이 종간 잡종들은 인위적인 방법에 의해 만든 것이다.

‘고양이과’(cat family)를 보면 ‘liger’는 수컷 사자와 암컷 호랑이, ‘tigon’은 수컷랑이와 암컷 사자 사이에서 생산된 것인데, 이들은 모두 제한된 공간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야만 교배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아프리카, 호랑이는 아시아에서 주로 살기에, 서로 만나는 것이 자연상태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서로 만났을 때 적대적이라는 것도 교배의 어려움이다. 앞서 설명된 말과와는 달리 사자와 호랑이는 염색체 숫자가 38개로 같기 때문에 종간 잡종이지만 수정 능력이 있다. 그러나 모두가 수정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liger’나 ‘tigon’이 암컷일 때는 다른 사자나 호랑이와 수정이 가능하지만, 수컷일 경우는 수정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특한 종간 잡종도 있는데 수컷 고래와 암컷 돌고래 사이에서 만들어진 ‘wolphin’이다. 단 한번 만들어진 이 종간 잡종은 수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새로운 종(species)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종이란 용어는 영국 사람인 죤 래이가(1628-1705)가 처음으로 사용했으며, 이어 생물분류학의 아버지라고 하는 스웨덴 사람 카를로스 린네(1707-1778)가 생물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기 시작하면서 정착되었다. 이런 초기 생물분류 시기 때는 멘델의 유전법칙이 아직 발견(1866년)되기 이전이기 때문에 모두 모양을 통한 형태학적인 분류를 시도하였다.

그러나 1900년 초부터 유전법칙이 생물학계에 알려지면서 종의 정의에 대한 수정 필요성이 제기 되어 왔는데, 오늘날에는 ‘개체 사이에 교배가 가능한 무리’를 지칭한다. 그러나 정의만큼 종이 명쾌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생물 분류학자들은 종에 대한 정의를 형태학적 특징에서 유전학적 한계로 전환했을 때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경우는 외견상에는 차이가 있으나 교배를 하여 자손 을 남기는 경우가 있고, 또 어떤 경우는 형태학적으로는 유사한 모양을 갖고 있는 듯 하면서 교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늑대, 코요테, 딩고, 개들은 염색체 숫자가 78개로 동일하며 서로 교배가 가능하다. 이들 각각은 기존의 분류방식으로는 개과라는 한 과에 속해 있지 만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분류방식으로는 개과 전체를 한 종으로 묶을 수 있다. 고양이과도 마찬가지다. 호랑이, 사자, 고양이 등은 기존에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되었지만 염색체 숫자도 38개로 동일하며 서로 교배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들도 유전학 한계로는 한 종으로 묶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전적 한계로 묶었을 경우 ‘종’의 정의에 가장 가까운 분류단위는 ‘종’이 아니라 ‘과’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생물분류학자들은 정의를 유전적으로 바꾸어 놓았지만 기존에 형태적 분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분류학의 상황이다. 이는 직접 실험을 해야 하는 유전적 분류가 형태적 분류에 비하여 훨씬 어렵고 시간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즉 아직까지 재편성된 분류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혼돈을 주고 있다.
성경을 보면 창세기 1장에 10번 등장하는 단어가 “종류”다. 히브리원어로는 민(min)이란 단어인데 영어로는 kind(종류)로 번역되었다. 히브리어 원 뜻은 ‘한계가 지어졌다(defined)’란 의미다. 종류에 대한 더 정확한 의미는 홍수 심판 당시 방주에 동물들을 넣을 때 더 쉽게 이해된다. “새가 그 종류대로, 가축이 그 종류 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이 그 종류대로 각기 둘씩 네게로 나아오리니 그 생명을 보존하게 하라”(창 6:20) 라고 하시며, 그 목적으로 “그 씨를 온 지면에 유전하게 하라”(창 7:3)는 것이었다. 즉 방주에 동물들을 종류대로 넣은 목적은 생명을 보존시켜 씨를 유전케 하기 위한 것이었다.

창조과학자들이 ‘종’이란 단어보다는 성경적 용어인 ‘종류’란 단어를 훨씬 선호 한다. 기존 분류학이 여전히 형태적 분류를 그대로 사용하는 문제를 갖지만, 성경은 생물이 창조될 처음부터 유전적 한계를 언급한 ‘종류’란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즉 애매하게 사용되는 ‘종’보다는 ‘씨를 보존할 수 있는 한계’로 성경적 단어인 ‘종류’가 정확한 분류체계라고 보는 것이다. 창조론자나 진화론자나 사자, 호랑이, 고양이가 한 종류의 조상에서 나왔다는 것은 모두 인정한다. 늑대, 코요테, 딩고, 각종 개들이 모두 한 개 종류의 조상에서 나왔다는 것을 모두 동의한다. 이들은 모두 한 종류 안에서 유전적인 재조합과 서로 격리됨에 따라 한 종류 안에서 다양해진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만 큼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한 종류 안에 유전적인 다양성을 심어 놓으셨지만, 한편 종류의 벽은 뛰어넘지는 못하도록 한계를 정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종간 잡종들은 새로운 종도 아니며, 하나님께서 심어 놓은 종류라는 기존 질서를 깨트린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