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에 걸쳐 창세기 2장에 대하여 비교적 상세히 다루어 보았다.

창세기 2장은 창세기 1장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동일한 창조를 말하고 있으며 창세기 1장을 보충해 주는 중요한 기록임을 살펴보았다.

특별히 2장은 사람의 창조에 초점을 맞추어 기록하고 있다. 즉 창조 과정 가운데 사람의 창조가 기록된 창세기 1장의 여섯째 날을 더 자세히 다루고 있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인 사람에 대하여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셨다는 의미이다. 창세기 2장을 마무리하며 그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자 한다.

창세기 2장의 내용을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 아담이 창조될 당시의 지구의 모습
  • 사람의 화학적 재료인 흙과 하나님의 생기의 주입
  • 특별히 디자인된 에덴동산
  • 에덴동산을 적시던 네 강과 광물(보석)들
  • 생명나무와 선악과
  •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
  • 아담을 향해 동물의 이름을 지으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아담의 수행
  • 돕는 배필인 하와의 창조 이유와 방법
  • 배필인 하와를 보았을 때 아담의 첫 반응
  • 부부와 가족의 기원
  • 아담과 하와가 처음에는 벗었으나 부끄럽지 않았던 죄 이전의 상황

창세기 2장은 다음 세 가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 하나님의 명령과 실행

창세기 1장에는 하나님께서 하신 명령을 아담이 실행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창세기 1장에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28절)라는 다소 포괄적인 명령을 하셨다. 이에 대하여 2장에서는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동산 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창 2:15) 또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 부르나 보시고”(창 2:19)와 같이, 1장의 포괄적 명령 중 땅을 경작하고 동물들의 이름 짓는 예들을 기록하고 있다.

창세기 1, 2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명령은 모두 “하라”이다. 한편 “하지 말라”가 하나 있는데, 바로 선악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이다. 창세기 2장에서는 아담과 하와가 이 선악과에 대한 금지 명령을 잘 지키고 있다. 그러나 다음 장인 3장에서 이 명령을 거역하게 되는데, 이 범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장의 선악과에 대한 하나님의 금지 명령을 알아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2. 더 구체적인 사람의 창조 과정

창세기 1장에서 짤막하게 기록된 사람의 창조가 창세기 2장에서는 그 진행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창세기 1장의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27절) 한 문장이 2장에서는 아담을 창조하시며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와, 이어서 하와의 창조자인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창 2:21-22)와 같이 훨씬 구체적으로 묘사되었다. 1장에는 언급이 없던 흙과 갈빗대와 같이 육체를 위해 사용된 재료가 언급되고, 하나님의 생기를 넣으시는 장면 등 2장에서는 훨씬 자세히 기록되었다. 아울러 하와를 아담의 갈빗대에서 취하셨다는 점을 기록함으로 남자와 여자 모두 동일한 인격체인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것이 인류, 부부, 가족의 시작이다.

3. 창조 때와 타락 이전의 모습

창세기 2장은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다”라고 하신 창조 당시의 모습을 훨씬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특별히 사람을 위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창설하신 에덴동산 의 모습이 네 강과 광물들뿐 아니라,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는” 모습은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범죄 이전 사람의 상황을 그려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아담이 하와를 향해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라고 고백한 것은 부부 관계에 대하여도 완벽했음을 보여준다.

창조 때의 모습이란 엄밀히 타락 이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창세기 1장과는 달리 창세기 2장은 창조만이 아니라 ‘타락 이전의 모습’을 강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타락 장이라고 불리는 창세기 3장에 등장하는 모든 변화들이 창세기 2장에 먼저 등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선악과와 하나님의 금지 명령, 범죄 이후에 등장하는 옷, 사람의 재료인 흙, 생명나무, 에덴동산 등이다. 이들은 모두 창세기 1장에 없지만 2장에는 등장하는 내용이다. 또한 범죄 후 3장에서의 아담과 하와의 부부간의 균열 장면도 2장의 완벽했던 모습과 상반된다.

그러므로 창세기 2장의 타락 이전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은 3장에서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후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만약 타락 이전의 창세기 2장을 남겨두지 않았다면 타락 과정과 이후가 기록된 창세기 3장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창세기 2장은 창세기 1장과 3장을 연결하고 이해시켜주는 핵심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는 단지 3장의 이해를 넘어서서 성경의 나머지 부분과 타락 이후의 오늘날 인간사를 이해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창세기 2장을 통해 타락 이전의 ‘보시기에 좋았던’ 모습을 그릴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전개될 3장의 타락이 얼마나 심각한 사건이며, 3장 속에 내포된 ‘여자의 후손’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은혜가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 수 있다. 아울러 창세기 2장의 모습을 통해 앞으로 영원히 거하게 될 천국의 모습도 훨씬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다. 진화론이 등장한 후에 교회 안에서 진화론과 창세기를 섞어서 믿어보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다. 하나님이 진화 과정을 허용했다는 유신론적 진화론, 창조와 멸종을 반복했다는 점진적 창조론, 창세기 1장의 하루를 수억 년의 긴 지질시대라고 주장하는 날-시대 이론, 창세기를 역사가 아닌 하나의 문학작품이나 설화로 취급하자는 구조 가설 등의 타협 이론들이다. 그러나 이런 진화 역사를 사실로 보고 성경 역사를 바꾸려는 타협 이론들은 창세기 2장만 제대로 읽어도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시도이다.

타협 이론들은 과학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을 뿐 아니라, 성경 역사와도 일치하지 않으 며, 결국에는 복음을 심하게 훼손시킨다.  창세기 1장뿐 아니라 2장도 기록된 그대로 받아들이므로 우리의 시작이 분명해지고, 더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앞으로 가게 될 천국도 뚜렷해질 수 있다. 창세기 2장을 계시해 주신 하나님의 지혜와 우리를 살리고자 하시는 그분의 깊고 간절한 마음에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지난 1년 간 12회에 걸쳐 ‘창세기 2장과 창조’를 연재했습니다.

2022년 1월부터 ‘창세기 3장과 창조’가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