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뉴스레터]

지난주에는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학에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팀장이었던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의 “The language of God”란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명성 있는 과학자로서 강연 도중 본인은 예수를 영접한 born-again Christian이라는 간증도 하여 박수갈채도 받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지적설계(Intelligent Design) 이론도 수용할 수 없고 오직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만 믿는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성경적/초월적 창조론을 수용하지 않는 크리스챤 과학자들도 많은 경우 지적설계는 믿는데도 불구하고 그는 그렇게 공적으로 자신있게 말하였다. 진화론이란 모든 것이 설계 없이 자연과정(natural process)에 의해 저절로 우연히 되었다는 것인데 어떻게 창조주를 믿으며 동시에 세속적 진화론도 그대로 믿을 수 있다는 것인지? 그는 중책을 맡은 명성있는 과학자로서 과학의 패러다임인 진화론에 조금도 이의를 달아서는 안 될 그런 입장이었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스스로를 정당화해가고 있는지 모른다. C.S. Lewis는 예수에 대해 오직 다음의 두가지 입장만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스스로를 하나님이라고 떠들어댄 미치광이이므로 그렇게 취급하던지 아니면 진짜 전능하신 하나님의 현현으로 인정하던지 둘 중의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이다.0

“신으로 인정할 순 없지만 훌륭한 성인 또는 선지자였다.” 이런 입장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유신론적 진화론은 마치 이처럼 매우 어정쩡한 견해가 아닐 수 없다. 신이 있기는 있는데 하는 일 없이 모든 것을 자연과정과 확률에 맡긴다? 한동안 많은 지성인들을 현혹하였던 이신론(deism)과 아주 비슷한 입장이다. 세속적 학계에서 일하는 크리스챤 학자들의 고충과 핍박은 의외로 심각하다. 곧 4월에 개봉될 Ben Stein (lawyer, book writer, professor, presidential speech writer, TV show host) 제작 영화 “Expelled, No Intelligence Allowed”는 바로 그것을 소재로 삼고 있다. 세상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지만 실제로 크리스챤 학자들이 학계에서 창조(creation)나 지적설계 (intelligence design)에 대해 언급하다가는 엄청난 불이익과 핍박을 받는 현실(사직을 강요 당하거나 테뉴어를 받지 못하고 연구비를 받지 못하는)을 밝히 드러낸 영화이다. 한 예로 Baylor 대학 지적설계센터 director였던 윌리엄 뎀스키 박사는 진화의 과정은 모두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지적설계를 주장한다는 이유로 생물학과 교수들의 탄원과 함께 사직을 당하였다. 남침례교 재단 대학인 Baylor 대학에서 이 정도이니 다른 일반 대학에서의 상황은 어떠하랴? 더욱이 성경적/초월적 창조를 말한다면 그 핍박은 훨씬 더 심하리라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크리스챤 학자들은 앞에 언급한 콜린스 박사처럼 지적설계마저도 부정하고 진화론자들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유신론적 진화론을 수용하며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영화는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왜 진화론자들이 진화에 대한 비판(criticism against evolution)에 그와 같이 광적으로 반응하는가? 결론은 자신이 없기 때문이란다.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란다. 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란다. 과학 철학자 칼 포퍼는 “과학이 만일 비판에 대해 열려있지 않다면 그것은 더 이상 과학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기원의 문제는 참과학(operational science)이 아닌 전제(pre-supposition)의 문제이다. 그 전제에 따라 이 피조 세계에 남겨진 증거(evidence)들이 다르게 해석될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자연과정(natural process)으로만 설명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과학의 헌법이다. 과학자들은 이 틀 안에서만 논문을 발표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과학계의 상황은 진화론-old earth 일색일 수 밖에 없다. 만일 조금이라도 그 패러다임에서 벗어난다면 학술지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크리스챤 학자들이 이런 상황 아래에서 점점 타협하다 보면 이신론/유신론적 진화론이나 자유신학 쪽으로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결국 성경은 사라지고 인본주의만 무성한 유럽의 교회와 같이 될 것이다. 

AIG, ICR에서 발행되는 peer-reviewed creation journal등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탁월한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탁월한 연구논문을 이런 학술지에 발표하기 시작한다면, 크리스챤 학부모들이 합심하여 위 영화와 같은 근본적인 공교육의 문제점들을 제기하기 시작한다면, 미래의 상황은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영적 전투는 일선 선교지에서뿐만 아니라 대학 캠퍼스나 공교육의 현장에서도 지금 치열하게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승리는 진리 쪽에 있음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저희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저희를 미워하였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저희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을 인함이니이다” (요17:14).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