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뉴스레터]

내가 성경을 처음 접한 것은 십여 년 전 갓 미국에 유학 왔을 때 정착을 도와준 한 선배의 권유로 두 세달 참석하게 된 한 그룹 성경공부 모임에서였다. 그 모임은 성경을 온갖 소위 세상학문의 잣대로 해부, 재단하고 모든 기적과 초자연적인 부분들을 초기교회 교인들의 신앙고백쯤으로 치부하며 예수의 신성을 부정하는 등, 도대체 성경을 공부해 믿음을 가져 보자는 모임인지 아니면 믿지 말자는 모임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전혀 문외한으로서 그저 듣고만 있던 나로서도 무언가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었다. 성경을 믿는 것이 기독교 신앙의 바탕이 된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던 나로서는, 그것이 어떤 종교이던지 간에 그 토대를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식으로 불신하고 무너뜨리는 가운데 어떻게 참 신앙을 가지기를 기대하는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다.

3년이 지난 후 또 한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성경공부에 참석하게 되었다. 창세기를 공부했었는데 이왕 참석한 공부, 성경을 제대로 알아보자는 단순함이 있었지만 그러나 왕성한 지식적 욕구로 무차별 많은 질문을 퍼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경공부를 인도하던 집사님은 지난 번 성경공부와는 달리 일절 외부의 source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성경 안의 말씀으로만 나의 질문에 대답하는, 서위 ‘성경으로 성경을 푸는’ 방식을 취했었는데 그것이 도리어 나에게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먼저 성경이 논리적으로 믿어짐에 따라 성경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점차 나의 신앙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후 결신하고 자연스레 교회를 다니게 되었으며 그러던 중 참가하게 된 1994년 북미 유학생 수련회(KOSTA)는 나의 신앙적 성숙에 큰 계기가 되었다. 그 곳에서 성령님의 회개케 하시는 큰 은혜를 체험했으며 또한 분명한 구원의 확신을 얻게 되었다. 4박 5일 수련회 기간 내내 눈물이 마를 새 없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그렇게 점차 말씀을 알아가고 신앙이 성장하는 가운데 나에게 하나의 큰 고민이 다가왔는데 바로 성경과 ‘진화론’, 그리고 ‘Standard Model’에 의거한 ‘Big Bang Theory’와의 조화문제였다. 사실 정작 많은 이들에게 믿는데 걸림돌이 되는 성경 상의 기적, 초자연적인 부분들은 내게는 처음부터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 비록 나 자신 자연과학을 전공하는 과학도였지만 이 자연계에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현존한다는, 과학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이미 자리잡고 있던 나에게는 일단 하나님의 존재와 창세기 1장 1절을 하나의 수학적 공식처럼 받아들이고 나자 그 외의 성경상의 기족들은 무에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그 무한한 능력을 생각할 때 논리적으로 전혀 문제될게 없는 작은(?) 것들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실험과학과 기원/역사과학의 구분에 대한 인식없이 그 때까지 당연한 ‘과학적 사실’로 알아왔던 진화론이나 빅뱅이론이 성경과는 도저히 화합될 수 없는 괴리로 보였다. 비록 당시에는 아직 창세기의 역사성, 사실성과 복음의 기초, 그리고 구원의 당위성 사이의 필연적 연관에 대한 깊은 인식을 갖기 전이었지만 성경 전체를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으로 신앙고백하며 실제 그렇게 믿고 있던 나에게 있어서 하나님을 온전히 믿는데 큰 걸림돌이 되는 문제였다.

그런 가운데 다음 해 다시 참가한 KOSTA에서 한동대학의 김영길 총장님을 통해 창조과학에 대해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비록 모든 의문이 흡족하게 풀린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해 온 많은 진지한 기독교인 과학자들이 있었고 또 그들의 연구와 노력을 통해 성경이 과학적으로도 믿을만하다고 증거될 수 있음을 알았을 때 얼마나 기뻤던지. 그 후 창조과학에 지속된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미국의 창조과학 보급, 변증 단체인 Answers in Genesis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website를 통해 많은 창조과학 관련 article들과 서적들을 접하게 되었다. 특별히 진화론이 얼마나 허구인지 명쾌히 논박한 Dr. Sarfati의 ‘Refuting Evolution’은 성경에 기술된 창조의 사실성에 대해 희미하게 품고 있던 마지막 의혹마저 말끔히 걷게 해 주었다.

오랫동안 과학의 길을 걸어왔던 자로서 – 비록 지금은 법률인이 되었지만, 불신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지금도 성경은 영적 원리만 가르칠 뿐이요 역사와 과학적 진리는 세상의 학문이 옳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자기 스스로와 세상에 대해 가진 믿음을 떳떳이 확증치 못하는 교회 안의 다수의 기독교인들에게 창조과학적 변증을 통해 성경이 참 하나님 말씀됨을 증거하는데 쓰임 받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LA에 온 후 창조과학선교회를 만났고 이후 창조과학학교 과정을 이수하면서 창조과학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 매주 월요일 이재만 지부장, 최우성 박사와 같은 비전을 품게 된 아내(김수미 박사, 미생물학)와 함께 창조과학과 사역에 대하여 공부하고 기도하고 있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여러모로 부족한 우리 부부를 창조과학 사역과 연관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하실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들의 길을 정확하게 인도해 오신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사용하셔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이루실 것을 믿으며 또 그렇게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 최우순 (물리학박사, 변호사,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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