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뉴스레터]

학생들의 만물의 기원에 대한 자연주의적 사상은 초등학교 1학년에 이미 시작되고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성인과 같은 수준에 이른다. 그 후로는 거의 일정한데 교육을 받을수록 그 사상은 더 공고해지고 체계화 된다. 하지만 기원에 대한 초자연적 사상은 갈수록 모호해지며 계속된 자연주의와 인본주의에 기초한 교육을 통해 약화되고 성경적 세계관과는 다르게 변질되고 자연주의와의 타협에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자연주의 사상과는 달리 성경적 기원관은 강화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두 그림을 주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해보게 했다. 첫번째 그림은 붕어가 개구리로, 개구리가 도마뱀으로, 도마뱀이 참새로 변했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화살표로 각 생물을 연결한 그림이다. 두번째 그림은 붕어, 개구리, 도마뱀, 참새는 아무런 연결 없이 독립적으로 배치해 놓은 그림이다. 그림 밑에 질문을 다음과 같이 추가했다.

첫번째 그림처럼 물고기가 개구리로, 개구리가 도마뱀으로, 도마뱀이 날개를 가진 새로 진화되었을까요? 아니면 두번째 그림처럼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새가 처음부터 그 모습대로 창조되었을까요?

64명 중 55명이 처음부터 종류대로 창조되었다는 그림을 선택했다. 나머지 9명은 한 종으로부터 다른 종으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그림을 선택했다. 그림을 선택한 이유를 쓰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생김새가 달라 변할 수 없다’라고 대답하였다. 이런 대답은 주어진 동물의 그림이 서로 매우 다르기 때문에 도저히 변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즉 관찰로부터 추론한 경우로서 아직 마음속에 뚜렷한 개념이 없이 귀납적으로 결론에 이른 것 같다. 사실 진화론의 선입관 없이 동물을 보면 당연히 이 학생들의 대답과 같이 모습이 달라 다른 동물로 다른 동물로 변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리지 않겠는가? 2학년까지는 아직 진화론에 의해 오염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적기는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창조론 혹은 진화론의 지식 혹은 신념으로 대답하였다. 예를 들어 진화론으로 대답한 학생들의 경우, ‘생물들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혹은 ‘물고기, 개구리, 도마뱀, 새 모두 알을 낳는다’고 대답하였다. 창조론으로 대답한 학생들의 경우, ‘처음부터 따로 생겨났다’고 대답하였다. 이런 학생들은 이미 창조론 혹은 진화론이 마음에 있어서 그렇게 대답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3, 6, 8학년 학생들에게는 아래 두 지식주장에 대해 ‘강한 부정’, ‘부정’, ‘잘 모르겠다’, ‘긍정’, ‘강한 긍정’의 5개 대답 중 하나로 대답하도록 하였다. 두 지식 주장이 모두 진화론을 진술하고 있기 때문에 ‘부정’으로 응답한 경우를 창조론적 응답으로 해석하고 ‘긍정’으로 응답한 경우를 진화론적 응답으로 해석하였다.
– 오래 전에는 오직 작고 단순한 생물들만 살던 시절이 있었다.
– 크고 복잡한 생물은 작고 단순한 생물로부터 나왔다 (혹은 진화하였다).

3학년 학생들은 이 두 주장에 대해 대체로 긍정하였다. 즉 진화론적 개념을 갖고 있었다. 50%가 진화론적 응답을 하였고 12%만이 창조론적 응답을 하였다. 38%는 아직 확실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았다. 1, 2학년과 비교하면 문제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창조론에서 진화론으로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6, 8학년 학생들의 경우는 진화론이 55~58%, 창조론이 27~29%이었다. 다른 연구들의 결과는 진화론과 창조론의 이러한 비율은 중학생 이후 모든 연령층에서 비슷하게 나타남을 보여준다. 즉 초등학교 6학년 이전에 이미 성인과 같은 수준에 도달함을 알 수 있다.

학생들은 이미 초등학교 1학년 때 혹은 그 이전부터 자연적 기원관을 가지며, 학년이 올라갈 때 그 비율도 증가한다. 초자연적 기원관을 갖는 학생의 비율은 6학년 이후부터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자연주의 세계관의 정립과 함께 진화론 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며, 자연주의 세계관과 더불어 생물 종들이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변화한다는 사상이 마음속에 공고하게 정착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되기 전에 부지런히 성경 특히 창세기를 가르쳐 신본주의 세계관 내지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창조론이 정립되도록 해야 한다. 기원의 기본 진리와 구원에 이르는 길은 아무리 일찍 가르쳐도 이르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자.

  • 조정일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 교수, 한국창조과학회 광주지부장, 저서: 생명과 종의 기원에 관한 세계관에 기초한 수업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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