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 회에 걸쳐 창세기2장에 대하여 나누고자 한다. 창세기 1장에 대하여는 필자의 책인 <창조주 하나님>(두란노 2014)에서 다루었으므로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창세기 2장은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창 2:1-3)

그러나 위의 부분은 일곱째 날, 즉 하나님께서 창조를 마치시고 안식하신 내용이다. 이 부분도 <창조주 하나님>의 책에 이미 포함시켰기에, 중복을 피하기 위해 그다음인 4절부터 본격적인 칼럼을 시작한다.

창세기 1장과 2장의 전체 내용을 비교해보면 동일하게 창조에 관하여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창세기 1장은 첫째 날, 둘째 날등 창조를 순서적으로 나열하고 있는 반면에 2장은 그러한 순서 없이 여섯째 날에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을 창조하시는 장면을 집중하여 비교적 자세하게 다루며, 창세기 1장을 보충해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만큼 자신의 형상인 사람에 대하여는 더 구체적인 설명을 하실 필요가 있었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성경에서 연대기적으로 서술한 후에 그 이유나 원인에 대하여 바로 뒤에 더 자세히 기록한 예들은 성경의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세기 10장은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후손들이 각 나라대로 나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각 나라대로 나뉜 이유에대하여는 11장 전반부에 따로 설명한다. 즉 바벨탑을 지으며 하나님을 대적했던 것이 그 이유였으며, 하나님께서 언어를 혼잡하게 하셔서 서로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하여 흩으신 것이 그 방법인 것이다.

또 다른 예가 여호수아서에도 기록되어 있다. 여호수아서 10장에서 이스라엘이 기브온을 도와주는 과정과 전쟁이 일어나게 된 과정과 결과는 11절까지 기록되어 있고, 어떤 특별한 과정과 방법으로 승리를 이끌었는지는 12-14절에 따로 띄어서 기록되어있다. 즉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태양을 머물게 하시고달을 멈추게 하신 것이다.

창세기 1장과 2장도 이와 동일한 서술 방법으로 볼 수 있다. 1장을 연대기적으로 서술하고 2장에 자신의 형상인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기록한 것이다. 그러므로 1장과 2장의 기록이 같지 않은 듯이 보인다고 이상하게 여길 필요가 없다. 모두 동일한 분에 의한 동일한 창조인 것이다.

톨레도트

창세기 2장 4절부터 아래와 같이 시작한다.

“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에…” (창세기 2:4)

위의 문장은 일반적으로 한 절로 묶어서 번역하였으나, 정황상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것이 옳은 번역으로 보인다. 전반부인 “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다”로 앞의 7일간의 창조와 안식에 대해 정리하는 문장으로 끊고,후반부인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에…”는 이어지는 5, 6절에 설명할 창조된 상황의 운을 띄우는 또 다른 문장이다.

이와 같이 두 문장으로 보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은데, ‘내력’이라는 독특한 단어의 등장이 주된 이유이다. 이 단어는 히브리어로 ‘톨레도트(toledoth)’인데 창세기에 아래와 같이10번 더 등장한다.

이것은 아담의 계보를 적은 책이니라(창 5:1)

이것이 노아의 족보니라(창 6:9)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10:1)

셈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11:10)

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11:27)

이스마엘의 족보는 이러하고(창 25:12)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25:19)

에서 곧 에돔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36:1)

에돔 족속의 조상 에서의 족보는 이러하고(창 36:9)

야곱의 족보는 이러하니라(창 37:2)

이 톨레도트에 대하여 한글 성경들은 ‘내력’ ‘족보’ ‘계보’ ‘대략’ ‘사적’‘후예’ ‘약전’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했으며, 영어로는 ‘generation’ ‘account’ ‘history’ ‘story’등으로 번역하였다.

톨레도트의 기본 의미는‘기원(origin)’ 또는 ‘기원기록(record of origin)’이며, 창세기에서 사건의 내력이나 기록을 구분할 때 등장한다. 그렇다면 창세기는 11개의 이 톨레도트로 엮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첫 번째 톨레도트가 창세기 2장 4절의 전반부로 마무리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

창세기 2장 4절부터 분명한 어휘의 변화가 하나 발견되는데, 바로 하나님에 대한 호칭이다. 창세기 1장부터 2장3절까지는 모두 ‘하나님’(히브리어로 엘로힘, Elohim)만을 사용한 반면에, 2장 4절부터 3장까지는 모든 하나님의 호칭에 ‘여호와 하나님’(YHWH-Elohim)만을 사용하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개역개정에서는‘여호와’를 그대로, 다른 대부분의 한글 성경은 ‘주(主)’로번역했다. 영어 성경도 대부분 ‘Lord(주님)’으로 번역했다.

성경에서 하나님을 부를 때 일반적으로 하나님(Elohim)이나 여호와(Jehovah)를각각 따로 사용하는 반면 창세기2, 3장에서는‘여호와 하나님’을함께 묶어서 사용했다. 이와 같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는 창세기 2장을 제외한 구약성경 전체에서도 20번 정도로 드물게 등장한다. 특별히 창세기를 포함한 모세 오경에는 출애굽기 9장 30절에 단 한번만 등장한다.

현대 창조론 운동의 아버지인 헨리 모리스(Henry Morris)박사는 만약 기존에 쓰인 글들을 모세가 모아서 창세기를 기록하였다면(물론 성경을 편집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간섭하심이 절대적이다), 여호와 하나님으로 시작하는 4장 후반절부터두 번째 톨레도트가 등장하는 5장 1절까지는 아담이 기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창세기 2장 4절, 한 절 안에서 세번씩이나 등장하는 단어가 있는데, ‘하늘과 땅’이다. 흥미로운 점은 앞 문장에서는 “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에서 두 번 등장하며, 뒤 문장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 또 한 번 등장한다. 그런데 앞의 문장에서는 ‘하늘과 땅’이라고 하늘을 먼저 언급한 반면에, 뒤 문장은 땅이 먼저 등장하는 ‘땅과 하늘’로 기록한 것이다.

이는 앞으로 전개될 내용들이 지구상에 대하여, 또한 지구상에서 발생할 내용이기 때문에 땅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4절 이후의 2장과 3장의 내용은 지구에서 발생한 상황과 사건 기록에 집중하고 있다.

성경에서 지구에 대한 중요성은 쉽게 발견된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지구를 첫째 날 창조하시고, 다듬고 채우는데 닷새를 할애하셨다. 반면에 해달별은 나흘째에 창조하셨으며 단 하루만 할애하셨다. 해달별이 지구에 비해 많고 크더라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형상인 사람이 거할 지구에 훨씬 공을 들이신것이다.

앞으로 이 지구와 사람을 창조하시는 구체적인 장면이 등장하는 창세기 2장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