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현인가? 멸종인가?

진화론에서는 아래 지층에 보이지 않던 A라는 생물체가 위 지층에서 발견 되면 “A가 출현했다” 라고 표현한다. 사 실은 단지 흰 지층이 쌓일 당시 A가 묻혔다는 것 외에 지층은 생명체에 대해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관찰 결과 알 수 있는 사실만으로는 “A가 살고 있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편, 붉은 지층에서 화석 B가 발굴되었는데, 화석A와 형태적 유사성을 가질 때 어떻게 표현해 왔을까? “A와 B는 같은 공통조상을 같는 친척(유연)관계이다” 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두 생물의 공통조상의 화석이 발 견되거나, 그 사이를 메꿔주는 연속된 중간단계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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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화석이 진화 과정을 반영하는가?

고생물학은 주로 고생대 퇴적암으로 불려지는 지층들에서 나오는 생물들부터 자세히 다룬다. 왜냐하면, 고생대 이전의 퇴적층 에는 화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반면, 고생대 지층은 전 지구에 매우 광역적으로 펼쳐져 있고, 삼 엽충, 조개, 산호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겉모양과 내부 구조를 연구해 생물을 분류하고, 학명을 붙인다.

이러한 분류뿐 아니라 고생물학은 생물의 진화 계통을 연구한다. 수십~수 백만 종의 생물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나타난 것인지 그 진화적 조상-후손 관 계를 밝히는 것이 주요 과제이다. 수많은 종류의 생물들의 족보를 추적해내는 것이다. 이는 단 하나의 세포라는 최고(最古)의 조상으로부터 수많은 종류의 생 물들이 나오기까지 그 변화 과정이 화석에 남겨져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루어 지는 일이다. 그런면에서 진화론은 화석을 이해하는만큼 진화를 이해하게 되 어있다.

지금까지 화석을 통해 이해된 진화 역사는 무엇일까? 고생대 최하부층인 캠브리아기 지층이 보여주는 일면을 통해 화석에 어떤 생물의 역사가 반영되 어 있는지 생각해보자. 캠브리아기 지층은 그 아래 선캠브리아기로 불리는 지층들과 명확히 구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갑작스럽게 수많은 생물 화석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캠브리아기 지층에서 발견되는 화석 종류는 무려 30-40 문(phyla)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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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물학 수업에서 겪은 일

내가 경험한 두 번의 고생물학 수업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려 한다. 대학 3학년 때와 대학원 첫 학기에 전공과목으로 고생물학을 배웠다. 그런데 공교 롭게도 두 과목 모두 첫 시간에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보통 첫 수업시간에는 커리큘럼과 과제와 시험 등에 대해 설명하는 오리엔테이션을 갖는데, 대학 3학년 때 고생물학 첫 시간 에 교수님은 시험에 대해 말씀하시다가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을 말씀하시면서 아주 정색하셨다.
그 내용은 이렇다. 지난 학기에 모 대학에서 고생물학을 가르쳤는데, 중간 고사 시험에 어떤 학생이 B4용지 앞뒤로 2장 빽빽하게 답안을 작성해서, 읽어 보니 전부 화석이 진화의 증거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하셨다. 그 학생의 성적은 당연히 0점 처리되었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덧붙인 말씀이 창조 과학 같은 것은 신앙에 관련된 것이고, 이 수업은 고생물이라는 학문을 배우는 시간이므로, 종교적인 신념과는 상관이 없으며, 그런 접근은 용납할 수가 없다 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순간 어떤 학생인지 좀 융통성이 없지 않았나 하는 생 각을 하면서 반면, 그 학생이 정말로 화석을 가지고 반증을 한 것이라면 그게 왜 종교적 신념과 결부되어 평가되어야 하는지 의구스러웠다. 그 일을 계기로 나는 오히려 창조과학이라는 것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수년이 흘러 대학원 첫 학기에 비슷한 상황이 또 연출되었다. 교수님은 손에 작은 가죽 책을 들고 들어오셨다. 의자에 앉으시더니, 이게 뭔지 아냐고 학생들 에게 물으셨다. 가죽책을 만지작 거리시며 영국 여행갔을 때, 골동품 가게에서 사신 것이라고 하시면서 성경책이라고 하셨다. 나는 순간 교수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려나 긴장이 되었다. 대학 때의 경험상 고생물학 전공 교수님이 성경에 대해 우호적으로 말씀하실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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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에 달린 두 꼬리표

우리는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을 역사라고 일컫는다. 역사는 시공간 속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인과관계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원인이 없었 다면 어떤 변화나 사건도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역사는 실제 존재하는 무언 가에 의해 발생한 실제 있었던 일이다. 흔히 화석이 과거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화석은 현재 우리 손에 있지만 분명 과거의 산물이다. 과거 한 때 이 지구상에 살았고, 어떤 일에 의해서 흙속에 파묻히게 된 후, 돌처럼 변하여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화석은 역사 속에 실제 존재했던 생물체가 어떤 사건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에 틀림없다. 또한, 오늘날 진화생물학자들의 주장처럼 진화 결과 이 모든 식물과 동물이 존재하는 것이라면, 진화의 과정은 아주 긴 시간의 과거 역사를 필요로 한다. 진화가 실제 일어났다면, 지금의 수백만 종의 모습이 되기까지 매우 길고 연속 적인 전이(변환)과정이 있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인과관계의 수많은 고리들이 우리의 역사였다면, 전지구적으로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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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은 인간과 침팬치가 친척임을 보여주나?

그런데, 사실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퍼돔 박사는 말한다.[1] 게놈 을 분석한다는 것은 최종 그림이 없는 거대한 직소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이 막대한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10년 가까이 엄청난 비용과 세계적인 과학자들이 투입되어 30억쌍의 염기서열을 해독해냈다. 비용 등 여러 이유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침팬치의 염기서열을 해독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게놈을 비교하기 원하는 연구자들은 전제를 필요로 했다. 그 전제는 인간과 침팬치가 조상을 공유했고, 따라서 유사한 염기서열을 상당량 가지고 있을 것이라 는 가정이다. 그런 가정 위에 인간 게놈을 견본으로 삼아 침팬치의 DNA의 일 부를 배열했던 것이다. 그 배열이 실제 침팬치 유전자의 염기서열인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쉽게 비유자면, 스포츠카를 만드는 레고 블록 세트의 조립 순서를 따라 오토바이 레고 블록 세트를 배열하는 셈이다. 먼저 스포츠카를 만드는 레고 블록 세트를 뜯어 모든 블럭들을 조립 순서대로 한 줄로 배열을 한다. 그 다음, 오토 바이 세트에서 스포츠카의 블록과 닮은 블록들만 골라내어 짝을 맞추듯 나란히 배열을 한다. 그리고, 이 닮은 블록들의 배열 부위만을 비교해서 얼마나 일 치하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닮은 블록들만 골라내서 비교했으므로 비교적 일치 비율은 높을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게놈에 대해 침팬치의 염기 배열을 시도한 부위는 전체 DNA의 약 1%였으며[2], 그 약 1%의 염기서열이 상당히 유사 해 보였다는 것이다.

형태적 유사성의 덫

발생학은 인류의 진화를 뒷받침할까? 독일의 진화론자 헤켈(Ernst Haekel)은 현대 인류가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고 주장하면서 원숭이와 사람의 배발생이 유사 다하는 것을 증거로 제시하였다. 그 후 척추동물의 배발생 비교 그림을 제시하여 배 발생 과정에서 진화가 재현된다고 주장(1874)하였다. (그림1)에서 보듯 헤켈이 직접 그 린 척추동물의 배밸생 과정 첫 번째 단계는 모두 물고기의 것과 유사하게 그려졌다. 당시 이 그림은 꽤 설득력이 있었는데,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그리고 사 람의 발생 초기 단계가 매우 유사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배반복설에 의하면, 포유 류의 배아 발생은 처음에 어른 물고기의 모습을 띠다가 다음은 양서류, 그 다음은 파 충류의 어른 형태를 거쳐 결국에 포유류의 모습을 완성한다는 것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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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처음 조상은 누구인가?

필트다운인이라고 이름 붙여진 유골이 있었다. 1908년부터 1912년까지 당시 런던 박물관장이었던 우드워드(Arthur Woodward)와 아마추어 고생물학자였던 찰스 도슨(Charles Dawson)이 영국의 필트다운 마을의 자갈 구덩이에서 아래턱 뼈와 두개골의 일부를 발견했다. 이들은 이 뼈들을 1912년 런던지질학회에 초기 인류의 화석으로 보고하였다. 발견된 두개골은 사람에 가깝고, 아래 턱뼈는 원 숭이와 비슷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필트다운인은 순식간에 인정을 받으며 ≪ 브리태니커사전≫에 인류의 중간종으로 기재되었고, 세계 각국의 박물관에 전 시되었으며, 또 세계 여러 나라의 교과서에 인류의 조상으로 삽입되어 가르쳐졌 다. [1]

1925년 미국 테네시 주에서 열렸던 스코프스 재판에서 필트다운인은 진화론 을 지지하는 증거 자료로 제시되었다. 이 재판에서 비록 진화론측이 패하기는 했지만, 실상은 미전역에 진화론을 옹호하는 신문 기사가 실리고, 미국에 진화 론이 들어오는 문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다. 그 후에도 필트다운인은 인류의 조상 화석이라는 권위로 학문계와 교육계 등에 수십 년간 진화를 옹호하는 매우 중요한 자료로 쓰였다. 그런데 한참 후에 필트다운인은 인류학계 최고 수치스러운 조작사건으로 조용히 판명되었다. 1953년 이 화석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2차조사위원회가 유골을 분석한 결과 필트다운인의 유골은 5년된 원숭이 턱뼈와 사람의 두개골을 조립해 만든 것임이 드러나게 되었다. 더군다나 두개골은 중크롬산칼륨으로 변색처리되었 고, 치아는 줄톱으로 연마한 흔적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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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와 헬륨의 분포 비율이 빅뱅의 증거인가?

거창하게도 빅뱅은 우주, 그야말로 우리가 접하고 있는 모든 것인 이 실제 세계 의 탄생을 다루는 이론이다. 그마만큼, 이 이론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설명해내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우주의 가장 기본 물리적 요소인 시공간과 물질 그리고 물질들 사이에 작용하고 있는 힘의 형성을 설명해내야 함은 물론이다. 물론 이 세상이 물리적 요소로만 구성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물리 요소들만 따져본 다해도 과학적으로 시간이 무엇인지, 공간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과학자들은 아직그정의를 명확히 내리지 못한다. 그러므로 어떻게 존재하는지는 더욱 설명할 수 없다. 힘의 기원은 잘 설명하고 있을까? 강력, 약력, 전자기력, 중력 이 네가지 힘의 통합을 연구하는 것이 물리학의 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각각의 힘이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빅뱅이론은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타당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을까? 우주론자들은 빅뱅 모델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 중 대부분(99%)을 차지하고 있는 수소와 헬륨의 비율을 실제와 일치하게 예측 해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점을 빅뱅이론의 매우 성공적인 근거로서 제시하여 왔다.

현재 우주에서 수소와 헬륨의 비율은 3:1정도로, 각각 우주 전체 물질의 75%, 25% 가량을 차지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비율이 빅뱅 이후 핵합성 (nucleosynthesis)과정으로 형성되었을 것으로 예측되는 수소와 헬륨의 비율과 일치하기 때 문에 빅뱅이 물질계를 잘 설명하는 이론이라 는 것이다. 그러한 이론과 실제와의 일치는 어떠한 과정으로 도출된 것일까? 빅뱅지지자인 로렌크라우스의설명을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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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탄생 경위가 두 개일 수 없다

러분은 여러분의 자녀가 여러분이 알려준 출생과정 외에 ‘나는 이렇게 태 어났을거야’ 하는 어떤 전제 하에 몇 가지 단서들을 가지고 그럴 듯한 출생 스토 리를 만들어 내었다면 받아들이겠는가? 예를 들어, 아기 때 찍어 놓은 사진들 을 가지고 나름의 스토리를 만들어 부모가 말해 준 과정이 틀리다고 계속 우기 면 어떻게 하겠는가? 자녀를 출산한 병원에까지 가서 출생신고서를 띠어 보여주 면서 설명하는데도 자신의 연구 결과가 옳다고 말한다고 해보자. 불신이 극도로 크면,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래도 한 사람의 출생 경위가 두 개 일 수는 없다.
과학 교과서에서 빅뱅 모델이 제시하는 우주의 탄생 경위에 대해 그 폭발 직 후의 순간인 10-43~10-32초 사이에 있었던 일이라고 가르치는 내용이 있다. 이 찰나라고 표현하기에도 극도로 짧은 시간에 우주의 반지름이 소립자의 크기에 서 자몽 크기 정도로 증가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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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은 무가 유가 되는 기적

며칠 전 책상에서 PBS에서 만든 과학 동영상을 보고 있던 아들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리 동영상을 잘 만들었기로서니 물리를 다룬 내용인데 재밌을리 가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공부방에 가서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 엄마도 한 번 봐보세요. 진짜 웃겨요.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뒤로 돌려 함께 보는데, 그 대목이 나오자 아이는 다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 장면은 한 점이 ‘뻥’ 터지면서 안개같은 것이 무질서하게 퍼져나가다 무언가 가 뭉쳐지고, 그렇게 좀 더 퍼져나가다 물질들이 별과 은하들을 형성하며 팽창 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처음 점이 ‘뻥’ 터지는 대목에서 한 과학자가 출현해 힘주어 말한다. “이 폭발의 순간이 바로, 모든 정교한 물리 법칙들이 최고로 질서있게 작용한 순간입니다.” 중학생의 상식으로도 그 장면과 설명이 완전히 반대여서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폭발은 그야말로 무질서를 만드는 과정인데, 모든 정교한 물리법칙들이 질서있게 작용한 순간이 라고 말하니 너무 터무니가 없게 느껴졌던 것이다.

빅뱅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에 의하면, 아무것도 없는 우주(無)에서 고도로 정 교한 물리법칙들이 작용하여 지금 우리가 보는 바와 같은 질서와 균형과 복잡성 이 겸비된 우주를 유도했다고 한다. 법(law)은 언제나 입법자(law giver)가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것인데, 정교한 물리 법칙들이 아무도 없는 우주 어디에서, 어떻게 생겨났다는 것일까? 아무것도 없었는데, 우주 전체를 만들어낸 공간과 물질(에너 지)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