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8과학교육과 교과서 문제에 대해 진화론자들의 주된 전략은 “진화론(evolutionism; Darwinism)은 과학이고 창조론(Creationism)은 종교이다. 과학교육이나 과학교과서 에 종교문제를 다루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사용한다. 이러한 “과학과 종교의 분리” 주장은 그 실제 내용을 모르는 일반대중들에게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만일 위에서 말하는 과학이 “검증가능한 실증과학 (operational science, testable science)”을 의미 한다면 진화론자들의 그러한 주장은 그 근거가 없어진다. 실증과학의 3요소는 “관찰가능observable, 실험가능 testable, 재현가능reproducible” 인데 진화와 창조 모두 그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화와 창조는 현 자연계에서 관찰되어지지도 않고, 실험해 낼 수도 없으며, 재현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화론과 창 조론 모두 실증과학에 속하지 않고 전제(presupposition)나 배경신념 (background belief), 또는 해석 (interpretation)에 속하는 세계관(worldview)의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진화론자들은 진화가 실제로 관찰가능하다고 주장하며 돌연변이(mutation)를 내세운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오랜 세월 계속되면 새로 운 종이 생긴다는 것이다. 돌연변이는 관찰/실험 가능하므로 실증과학이고 창조론자들도 똑같이 인정한다. 그런데 “그 돌연변이가 오랜 세월 누적되면 새로운 종이 생긴다”는 진화론은 화석기록이나 분자생물 학적으로도 검증 불가능한 믿음과 세계관에 속하 는 문제이다. 오히려 화석기록이나 분자생물학은 그것을 부인한다.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중간화석(transitional fossil)이 전혀 존재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돌연변이는 기존의 생명정 보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상향식의 새로운 생명정보가 계속 생기면서 종의 범위를 넘어서는 진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론도 믿음과 세계관에 속하지만 진화의 매커니즘이 불가능 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실증과학에 가깝다.

위와 같은 “과학과 진화를 동일시”하는 심각한 문제는 진화론자들 뿐만 아니라 안타깝게도 크리스찬 진영에도 존재 한다. 유신론적 진화론(theistic evolution), 간격이론(gap theory), 점진적 창조론 (progressive creation), 구조가설등의 타협이론이 그것이다. 진화론자들은 또한 창 조론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과학을 부정하는 반지성 맹신자” 운운한다. 실제로 창조론자들은 실증과학은 다 인정하고 해석과 세계관에 속하는 진화를 부정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략적으로 계속 대중들에게 그렇게 세뇌시킨다. 필자도 작년에 한국의 한 신학교에서 강연 했을 때 신학생들과 신학교수들에게 지속적 으로 받은 질문이 “왜 창조과학자들은 과학을 부정하고 과학과 싸우는가?”였다. 그럴 때마다 “창조과학자들도 똑같이 실증과학을 하는 사람들이고 과학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신념인 진화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계속 답했지만 위와 같은 잘못된 개념과 인식이 무신론적 인본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크리스찬 진영 안에서도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는가를 새삼 보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창조 과학자들이 일반 대중에게 강조해 야 할 점은 무엇인가? “진화론을 실증과학과 분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도 계속 그 점을 언급해 오긴 했지만 더 조리 있게 지속적으로 일반 대중을 그 방향으로 설득시켜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창조론자들에게 필요한 전략은 창조론을 과학교과서에 집어 넣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과학교육이나 과학교과서에서는 오직 실증과학만을 다루고 진화론이나 창조론은 믿음과 세계관의 문제이므로 차라리 세계관(또는 종교나 철학) 교육에서 다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다. 한 때 미국의 ICR (Institute of Creation Research)도 처음에는 전자의 노력을 했었지만 나중에는 후자의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적이 있었다.

최근에 영국에서 흥미있는 재판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다. 영국의 무신론 인본주의자들이 종교교육과 시험에 인본주의-무신론적 진화론(다아위니즘) 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소송이었다. 그런데 니키 모건 교육부 장관은 지침서를 통해 “학교 종교교육에서 인본주의 무신론적 세계관 교육을 기독교와 같은 수준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이미 과학 교과서를 점령한 진화론자들 이 종교/철학/세계관 교육까지 접수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아이러니칼 하게도 진화론자들이 진화론에 종교와 세계관적 요소가 강하게 포함되어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된다.

진화론자들의 전략에 대응하는 창조론자들의 전략을 결론적으로 요약해 보면 “과학교과서에서는 검증된 실증과학만을 다루어야 한다” “진화론과 창조 론은 실증과학의 범주 밖이며 오히려 종교/철학/세계관 에서 다루는 것이 더 공 평하다”이다. 즉, 창조론을 과학교과서에 끼워 넣는 노력이 아니라 오히려 실증 과학이 아닌 진화론을 과학교과서에서 분리해 빼어내는 방향으로 전개하는 것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러한 풀뿌리 운동(grass-root movement) 전개에 교회와 크리스찬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호에 계속: 창조/진화 논쟁 (debate)에서의 전략) “이는 저희가 하나님의 진리를 거짓 것으로 바꾸어 피조물을 조물주보다 더 경배하고 섬김 이라” (로마서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