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현인가? 멸종인가?
진화론에서는 아래 지층에 보이지 않던 A라는 생물체가 위 지층에서 발견 되면 “A가 출현했다” 라고 표현한다. 사 실은 단지 흰 지층이 쌓일 당시 A가 묻혔다는 것 외에 지층은 생명체에 대해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관찰 결과 알 수 있는 사실만으로는 “A가 살고 있었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한편, 붉은 지층에서 화석 B가 발굴되었는데, 화석A와 형태적 유사성을 가질 때 어떻게 표현해 왔을까? “A와 B는 같은 공통조상을 같는 친척(유연)관계이다” 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어디에서도 두 생물의 공통조상의 화석이 발 견되거나, 그 사이를 메꿔주는 연속된 중간단계 화석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희망하는 패턴 때문에 A와 B를 조상-후손 또는 친척 관계로 묶어 해석해 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 따라서, 단지 “붉은 지층이 쌓일 때, B가 살고 있었 고, 흰 지층이 쌓일 때 A가 살고 있었다”고 표현할 수 있다. 또, 맨 아래 층인 검은 층에서 생물 C가 주로 발견되어 왔는데, 어느 날 예상 밖으로 생물 A가 함께 발견되면 어떻게 표현될까? 진화론에서는 “생물A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래 전에 출현한 것 같다” 고 해석한다. 그러나 역시 검은 지층이 쌓일 때, “A와 C가 동시대에 살다가 묻혔다”는 것 외에 지층과 화석이 주는 정보는 없다. 이 경우, 오히려 A 화석이 아래 지층과 위 지층에서 동일한 형태이므로, 생물종의 변화가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
이러한 예는 너무나 많은데[1], 티라노사 우르스 렉스(T. rex)의 화석도 하나의 예이 다. 티.렉스는 주로 북아메리카 서부 지역에서 발견된다. 뉴멕시코 지역으로부터 북쪽으로 캐나다의 앨버타까지 꽤 넓은 범위에서 발견된다. 그 중에서도 미국 몬 태나 주 동부의 헬크릭 지층(Hell Creek Formation)에서 많은 표본들이 발굴되었다. 이 지층은 지질시대 역사에서 백악기 말기 지층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약 6800만~ 6500만 년 전이라는 연대가 매겨져 있다. 그러면 고생물학에서는 자동적으로 “티라노사우르스 렉스는 백악기 말에 출현하였으며, 그 연대는 약 6800 만 년 전이다”라는 꼬리표를 붙인다.
그런데, 일본에서 1억 4천만 년으로 연대가 매겨진 지층에서 중간 크기의 티.렉스의 이빨들이 발견되었다.[2] 그러면 다시 진화론에서는 “티라노사우르스 렉스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보다 약 7000만 년 앞선 1억 4천만년 전쯤, 백악기 초기에 출현한 것 같다”라고 해석한다. 이들 지층이 덮일 당시 티라노사우스 렉스의 몸체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퇴적물에 묻혀 죽었다는 사실이 수천만 년의 연대와 티라노사우르스 렉스의 진화적 출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표현은 늘 그렇게 되어 왔다.
이러한 사례는 같은 생물이 더 아래 지층에서 발굴되어도 위의 지층에서 발 견된 것과 종류의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므로 오히려 진화를 반증한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그 출현 시기만을 번복하는 진화론자들의 마음속에 얼마나 막대 한 믿음이 들어있는지 엿볼 수 있다. 사실, ‘출현’이라는 말에 부합하는 증거물은 티.렉스의 화석이 아니라, 어떤 파충류로부터 티.렉스로의 연속적인 변이 과정을 보여주는 조상 화석들이어야 한다. 모든 종류의 공룡들, 모든 조류, 그 외 어떤 생물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모든 생물들이 화석 발굴 현장에서 완벽한 기능을 해내는 구조를 가진 채 발견된다면, 과거에 점진적인 변화는 없었던 것이며 결국, 진화적 ‘출현’은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