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 홍수 콘서트>를 읽고

‘노아 홍수 콘서트’는 내가 진화론적 패러다임 안에 갇혀 있음을 알게 해주고 또한 그것을 깨고 나올 수 있도록 해준 첫 번 째 책이다. 사실 중학생 때 이재만 선교사님 강의를 처음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이번에 책을 통해서 조금 더 천천히 내용을 곱씹으며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가장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던 내용은 단연 화석에 관한 내용이었다. 정규 교육을 충실하게 이수했던 나는 화석은 누중의 법칙에 따라 차곡차곡 쌓이는 지층 속에 생물이 죽어서 그 사체가 함께 퇴적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돌아보면 이성적인 판단이라고 하기보다 믿음이었다. 하지만 조금 깊게 생각해보니 천천히 생성되는 지층 속에서는 결코 화석이 생성될 수 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그저 진화론적 패러다임이라는 거대한 덮개로 아슬아슬하게 그 허점을 가리고 있던 것들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잘못된 지식의 체계가 느껴지자 그 다음부터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처음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나씩 차근차근 책을 읽었다.

다시 책을 읽었을 때, 가장 강한 인상으로 다가온 내용은 마지막 장에 소개된 연대 측정법이 범하기 쉬운 오류들에 대한 것이었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비율을 이용해서 연대를 측정한다는 발상은 참 매력적인 발상이다. 요즘 같이 과학의 위상이 높아진 시대에 동위원소 측정법은 아주 어려운 과학을 이용하는 것 같아서 사람들로부터 객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쉽다. 하지만 그 속에 생각보다 필요하고 갖춰져야 할 조건들이 까다롭다는 것을 발견하면 객관성 여부를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 든 생각은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얼마나 강력하기에 지식인들조차도 이런 허점투성이인 방법론을 포기하지 못하게 만드는가였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진화론 패러다임이 일상적인 부분까지 퍼져있다. 사람들은 그러한 패러다임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데 전혀 어색함을 느끼지 않고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롱하며 이상하게 여긴다. 이렇게까지 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초를 놓아준 하나의 근본적 패러다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동일과정설’이다. 그런데 이 패러다임의 등장 배경은 매우 놀라웠다.

책에 언급된 대로 동일과정설은 등장 이후 지질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후에 생명의 기원이나 우주의 기원 등 다른 분야의 진화 이론들이 발전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렇게 많은 학문들의 기본이 되는 이론이 비전문가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동일과정설이 학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당시 변호사였던 찰스 라이엘에 의해서인데 여기서 놀라웠던 사실은 그가 변호사였던 것이다. 혹시 그가 다른 분야의 과학자였거나 철학자였다면 그래도 억지로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겠지만 변호사와 지질학자 사이에는 학문적인 차이가 너무 크게 존재한다. 하지만 그 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의 이러한 주장이 당시에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증거에 주목하기 보다는 당시의 사조, 즉 자연주의와 같은 맥락을 이어가기 때문에 채택될 수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때론 사회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이 이성적인 사람들조차 맹목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고 난 후에 ‘우리가 해야할 일’들에 대해서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 우리가 ‘창조과학’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 결과 창조과학은 어디까지나 진화론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도구이자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궁극적인 목표는 진화론이라는 거대 패러다임의 타파가 아닌 성경, 즉 하나님의 말씀이 사실이고 각자의 실제 삶에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데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때에는 단순히 과학적 사실에 감탄하고 마음이 뜨거워졌다면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내가 창조과학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심어진 진화론이라는 패러다임을 깬다면 하나님의 말씀이 사실인 것을 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뜨거워졌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각자 선하신 방법으로 계획하신 길로 인도해 주실 줄을 믿는다.

ITCM 7기/ 박철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