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과학 – 7
이번 연재에서는 지난 연재에 이어 동성애의 유전적 연구에 대한 결과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발표한 논문을 중심으로 조금 더 살펴보고자 한다.
1993년, 세계 최고의 과학 잡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딘 해머 박사의 동성애 유전자에 관한 내용이 발표되자 이를 언론들이 경쟁적으로 대서특필하였다. 그러나 이후 딘 해머 박사는 공동연구가이자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주립대학의 정신의학과 교수인 무스탄스키 박사가 주도한 2005년 연구논문에서 자신의 첫 번째 연구1 업적으로 빛나는 Xq28 염색체와 상반되는 동성애 후천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연구자 자신의 선행 연구에 대해 수정된 의견임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이를 대중에게 알리기를 주저하였으며 이는 오늘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지식으로 남아 있다.
비슷한 시기인 1999년,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 정신과학과 교수인 조지 라이스박사팀은 해머 박사가 발표하였던 ‘사이언스’ 4월호에 해머 박사의 연구결과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논문 “남성 동성애: Xq28 유전자에서 마이크로새틀라이트 마커에 대한 연결 부재2” 를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발표하였다.
몇 가지 증거가 동성애의 유전적 요인을 연루 시키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관찰은 x 염색체 상의 마이크로 새틀라이트(microsatellite) 마커에 대한 남성 동성애의 유전적 연결성의 보고였다. 이 관찰은 더 많은 연구와 확인을 요구하게 되었으며 Xq28 염색체의 위치의 대립 유전자 공유는 캐나다 가정에서 선발된 52명의 동성애자 형제 쌍을 표본으로 연구하였다. Xq28에서 네 개의 마커에 (DXS1113, BGN, Factor 8, and DXS1108) 대해 분석하였으며, 이 마커에 대한 대립 형질 및 일체 형질 공유는 예상보다 증가하지 않았다. 이 결과는 남성 동성애에 바탕을 둔 X 염색체 유전자의 연관성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자인 라이스 박사는 논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써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우리의 연구 결과가 왜 1993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Xq28 염색체의 동성애 유전적 증거에 대한3 해머 박사의 원래 연구와 다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연구 대상 표본의 크기에서 우리의 연구가 해머 박사의 연구보다 훨씬 컸기 때문에, 그 신뢰성에 있어서 해머 박사의 연구에서 보고 된 것 보다유전 효과를 더 잘 감지할 수 있는 적절한 연구 신뢰도를 확실히 확보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데이터는 Xq28 염색체 위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존재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비록 우리의 연구에서 Xq28에 대한 성적 지향의 연관성에 대한 어떠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지만,이러한 결과는 게놈의 다른 곳에서 검출 가능한 유전자 효과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머 박사의 연구결과와 상반된 연구결과를 발표한 라이스 박사의 논문은 1993년 해머 박사의 논문과는 상당히 다르게 언론의 무반응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언론의 무관심은 동성애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을 한쪽으로 고착시키기에 충분한 영향력을 발휘하였으리라 짐작한다. 라이스 박사 또한 시대적 희생물이 되지 않기 위해 동성애의 유전자 효과의 가능성에 대해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위에서 개략적인 이야기만 나눈 무스탄스키 박사팀의 2005년 연구 “남성의 성적 지향에 대한 유전체 검사1”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남성의 성적 지향에 대한 완전한 게놈 조사의 첫 번째 보고서이다. 두 명이상의 게이 형제가 있는 146가구에서 456명을 대상으로 403개의 마이크로 새틀라이트 (microsatellite) 마커로 10-cM (centimorgan; cM, 유전적 연계성을 나타내는 단위)의 간격으로 유전자형을 결정하였다. 이전의 보도에 의하여 모계에 의해 유전되는 성적 성향이 상염색체 (autosome) 유전자에 작용하는 후생유전적 인자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는 이전의 보고에 따라, 가장 근접한 추정치의 mlod 점수 (multipoint lod score; mlod score, 두 개의 유전자의 위치가 염색체에서 서로 가깝게 위치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통계학적 평가로 이는 한 쌍의 유전자로 함께 상속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수치이다)를 모계, 부계 그리고 복합 유전으로 분리하여 계산하였다.
가장 높은 mlod 점수는 D7S798 근처의 위치에서 3.45이었고, 모계와 부계의 복합 유전의 기여도와 거의 동일하였다. 두 번째로 높은 mlod 점수 1.96은 8q12에서 D8S505 근처에 있었으며, 가장 높은 값과 마찬가지로 모계와 부계의 동일한 유전 기여도가 있었다. 모계에 의한 유전 효과는 10q26에서 마커 D10S217 근처에서 발견 되었고, 모계의 기여도에 대한 mlod 점수는 1.81이었고 부계의 기여도는 없었다. 우리는 전체 표본에서 Xq28에 대한 연관성을 발견하지는 못했지만 이 구간에서 이전에 보고 된 연관성의 증거를 토대로 이 연구 결과를 명확히 하기 위해 보완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이전에 보고된 데이터를 다시 분석한 결과 6.45의 mlod 점수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전에 보고 된 가족들로 표본을 제한 후에 현재의 자료들로 재 분석한 결과 1.99의 mlod 점수를 확인하였다. 이 Xq28 결과는 본문에서 자세히 논의됩니다. 남성에게 있어서 성적 지향의 행동 특성의 정상적인 변화에 대한 이 첫 번째 게놈 조사의 결과는 제안된 염색체 구간 내에서 밀도가 높은 연계 지도를 가진 새로운 샘플에 대해 이러한 결과를 재현하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
발표 내용과 같이 무스탄스키 박사, 해머 박사 및 그의 동료 연구자들은 이 연구를 통하여 Xq28 염색체와 동성애와의 관련성은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유사 실험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해머 박사의 첫 번째 실험의 오류에 대해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논문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요약하면, 우리는 남성의 성적 지향의 복잡하고 복합적인 유전 표현형에 관련된 유전자의 자리들에 대해 첫 번째 게놈 조사를 보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미래의 연구를 위하여 몇 가지 염색체의 위치와 후보 유전자들을 확인하였습니다. 성적 지향에 관련된 유전자의 분석은 인간의 다양성, 진화 및 두뇌 발달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명확한 동물 모델이 없는 경우 유전적 연계에 대한 연구가 이들 유전자들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번 연재의 마지막으로는 2010년 스웨덴의 랑스트롬 (Niklas Langstrom, M.D., Ph.D.) 박사팀의 연구 “동성애 성 행동에 대한 유전적 및 환경적 영향:스웨덴의 쌍둥이 인구 연구4”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연구 논문에서 랑스트롬 박사는 동성의 성적 행동이 유전과 환경 모두에 있다고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인간의 성적 취향에 대한 유전자와 환경의 상대적 중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한 가지 이유는 이전의 통계는 자가 선택 식, 기회주의 식, 혹은 작은 인구 집단의 샘플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시도된 동성 간의 성행위에 관한 가장 큰 표본 집단의 쌍둥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스웨덴의 모든 성인 쌍둥이 (20-47세)에 대한 2005-2006년도 실질적 인구 통계 조사 자료를 사용하였다. 우리는 평생 동성 파트너의 일정 부분 그리고 전체의 데이터에 대해 생체 인식 측정 모델링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성별로 나누어 실시하였다. 쌍둥이의 유사성은 3,826명을 대상으로 연구된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에 대해 적당히 분포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생체 인식 측정 모델링에 따르면 남성의 유전적 영향은 분산의 .34-.39, 공유 된 환경은 .00, 개별적인 특별한 환경에 의한 영향은 분산의 .61-.66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상응하는 추정치는 유전적 요인에 대해서는 .18-.19, 공유된 환경의 요인에 대해서는 .16-.17, 그리고 개별적인 특별한 환경의 요인에 대해서는 .64-.66 이었다. 비록 각각의 요인에 대한 신뢰도의 구간이 넓어 신중한 해석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그 결과는 동성의 성적 행위에 대해 선천적 유전과 친숙함
이 중간 정도의 영향을 미치며,그리고 사회적 및 생물학적 비공유 환경이 동성의 성적 행위에 중간 정도 혹은 그 이상의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대해 일관된 결과를 나타낸다.
랑스트롬 박사는 그의 연구를 통해 위의 결과들을 설명한 후 다음과 같이 끝맺는다.
결론적으로 신뢰 구간이 넓기는 하지만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동성의 성적 행위에 대한 유전적 및 비 유전적 요소들에 대한 영향력에 대해 현재까지 제시된 연구 중 가장 편견이 없는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고 믿는다. 이상의 결과들은 이 복잡한 특징적 현상에 대해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함을 제시한다.
위의 랑스트롬 박사의 마지막 결론을 보면 동성애에 대한 과학적 해석이 Xq28 염색체에 의한 “유전적” 현상이라는 강력한 주장이 점차 쇠퇴하고 이제는 복합적인 유전형질, 더 나아가 환경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그 초점이 옮겨가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
마지막 연재에서는 지금까지의 내용들을 가볍게 살펴보고 가장 최근에 발표되고 있는 연구 내용에 대해 살피면서 ‘동성애와 과학’에 대한 연재를 마감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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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Mustanski, Brian S.; DuPree, Michael G.; Nievergelt, Caroline M.; Bocklandt, Sven; Schork, Nicholas J.; Hamer, Dean H. A genomewide scan of male sexual orientation. Human Genetics, 2005;116(4): 272-278.
2. Rice, George; Anderson, Carol; Risch, Neil; Ebers, George. Male Homosexuality: Absence of Linkage to Microsatellite Makers at Xq28. Science, 1999;284(5414): 665-667.
3. Hamer, Dean; Hu, Stella; Magnuson, Victoria L.; Hu, Nan; Pattatucci, Angela M. A linkage between DNA markers on the X chromosome and male sexual orientation. Science, 1993;261: 321-327.
4. Langstrom, Niklas; Rahman, Qazi; Carlstrom, Eva. Genetic and Environement Effects on Same-sex Sexual Behavior: A Population Study of Twins in Sweden.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010;39(1): 7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