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와 과학 – 6
마이클 베일리 박사의 첫번째 연구 발표에 이어 1993년 딘 해머(Dean Hamer, Ph.D.) 박사와 그의 연구팀이 “X 염색체상의 DNA 마커와 남성의 성적 취향간의 상관관계6”에 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해머 박사는 1951 미국의 뉴저지주 몬클레어시에서 태어난 유전학자이며 작가이며 영화제작자이다. 그는 코네티컷주에 있는 트리니티 대학에서 학부 공부를 하였으며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는 성적 지향과 인간 행동, 생명공학에 대한 기여 그리고 HIV/AIDS 예방에서의 유전학의 역할에 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지난 35년간 미국 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에서 독립적인 연구자로 활동하였으며‘MarylandDistinguished Young Scientist Award’를 비롯하여 수많은 저명한 상을 수상하였다.
1993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그의 연구 논문에서 남성의 성적 지향에서 유전학의 역할에 대해 114명의 동성애 남자 가족에 대한 혈통과 유전 관계에 대한 분석을 통해 조사하였다. 동성애 성향이 증가된 비율은 동성애 남자 모계의 삼촌이나 모계의 남자 사촌들 사이에서 발견되었다. 그러나 부계의 가족들에게는 이러한 증가를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는 인구의 일정 부분에서는 성 관련의 유전 가능성에 대해 제시하는 것이다.게이 형제가 2명 있고 모계가 아닌 유전형질의 발현이 없는 40가정의 동성애 지향성과 X형 염색체에 존재하는 다형성 마커(polymorphic markers)의 유전성의 상관관계를 형제-쌍시험을 (sib-pairs test)통하여 DNA 연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약 64%로 나타났으며, 성 염색체의 긴 팔 부위의 하위 부위인 Xq28의 마커와의 연관성은 그 연관성을 나타내는 LOD score 4.0(LOD score가 3 이상이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로 계산되었다. 이는 적어도 한 가지 유형의 남성 성적 취향이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통계 신뢰 수준이 99% 이상임을 나타낸다.
해머 박사는 그의 이러한 연구 결과를 세계최고의 과학잡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에 발표함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 시켰으며 “99% 이상의 통계 신뢰도”를 가진다고 하였으므로 전 세계의 언론이 앞다투어 “동성애 유발 유전자의 발견”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쏟아 내게 되었다. 또한 이 발표를 통하여 전 세계의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동성애의 성향을 ‘유전’이라는 프레임으로 만들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해머 박사의 연구 발표는 일반 대중뿐만 아니라 과학계에도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동일한 관점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1995년에 해머 박사는 성적 지향성과 염색체 Xq28 사이의 상관관계는 남성에서만 나타나고 여성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유명 과학 잡지인 네이처에 발표하였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 발표와 함께 1999년 조지 라이스 (George Rice, MD., Ph.D.)박사팀이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남성 동성애: Xq28 유전자에서 마이크로 새틀라이트마커에 대한 연결 부재7”논문에서 해머 박사의 연구에 대해 남성 동성애가 Xq28 염색체와 상관이 없음을 반박하고 있다.
또한 2000년 미국의 저명한 신경 의학자인 케니스 켄들러(Kenneth S. Kendler, M.D.)박사팀의 연구 “미국내 쌍둥이와 쌍둥이가 아닌 형제자매 쌍의 성적 지향 샘플8”. 2010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병원 임상 신경과 라마고파란 (Sreeram V. Ramagopalan, Ph.D.)박사팀의 연구 “남성의 성적지향에 대한 유전체 검사9”. 2010년 스웨덴의 랑스트롬(NiklasLangstrom, M.D., Ph.D.)박사팀의 연구 “동성애 성 행동에 대한 유전적 및 환경적 영향:스웨덴의 쌍둥이 인구 연구10” 등이 동성애에 대한 선천적 혹은 후천적 경향성에 대해 각각의 논의를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 생각되어 그 결과에 대해 지켜보는 것 또한 흥미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와 같은 연구 과정에서 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1993년 사이언스에 발표할 당시 공동연구자로 함께 참여한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 주립대학 정신의학과 교수인 무스탄스키(Brian S. Mustanski, Ph.D.)박사팀의 2005년 논문 “남성의 성적지향에 대한 유전체 검사11” 를 통하여 동성애에 관한 후천적 유전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 논문을 통하여 연구팀은 동성애가 후천성 유전일 것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 결과는 딘 해머박사 자신이 1993년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내용과 상반되는 결과이어서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해머 박사 스스로도 2005년의 논문을 통하여 Xq28 염색체가 동성애 유전과는 상관관계가 없음을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93년의 ‘동성애 유전자 발견’과 같은 언론들의 적극적인 홍보가 없었기에 전문적으로 이 분야를 연구하거나 개인적인 관심이 많지 않은 일반 대중들의 대부분은 아직도 이러한 동성애 유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상으로 이번 연재에서는 쌍둥이 연구를 통해 남성 동성애의 유전적 가능성에 대해 발표하기 시작한 마이클 베일리 박사와 Xq28 염색체를 통한 남성 동성애의 유전성을 99%까지 확신했던 해머 박사의 연구, 그 연구가 잘못된 것이라는 라이스 박사의 연구 그리고 해머 박사 스스로가 본인의 첫번째 연구에 결함이 있음을 시인하는 2005년의 연구에 대해 살펴보았으며 다음 연재에서는 더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발표된 동성애의 유전적 연구 결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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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6. Hamer DH, Hu S, Magnuson VL, Hu N, Pattatucci AM (July 1993). “A linkage between DNA markers on the X chromosome and male sexual orientation”. Science. 261 (5119): 321–7.
7. Rice, George; Anderson, Carol; Risch, Neil; Ebers, George. Male Homosexuality: Absence of Linkage to Microsatellite Makers at Xq28. Science, 1999;284(5414): 665-667.
8. Kendler, Kenneth S.; Thornton, Laura M.; Gilman, Stephen E.; Kessler, Ronald C. Sexual Orientation in a U.S. National Sample of Twin and Nontwin Sibling Pairs. The 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2000;157(11): 1843-1846.
9. Ramagopalan, Sreeram V.; Ayment, David A.; Handunnetthi, Lahiru; Rice, George P.; Ebers, George C. A genome-wide scan of male sexual orientation. Journal of Human Genetics, 2010;55: 131-132.
10. Langstrom, Niklas; Rahman, Qazi; Carlstrom, Eva. Genetic and Environement Effects on Same-sex Sexual Behavior: A Population Study of Twins in Sweden.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010;39(1): 75-80.
11. Mustanski, Brian S.; DuPree, Michael G.; Nievergelt, Caroline M.; Bocklandt, Sven; Schork, Nicholas J.; Hamer, Dean H. A genomewide scan of male sexual orientation. Human Genetics, 2005;116(4): 272-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