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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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생학(Eugenics)이란 그 용어의 의미를 먼저 살펴보면, Eu는 ‘좋다’는 뜻이고, Genics는 ‘태어남’을 의미한다. 따라서 Eugenics는 쉽게 말하자면, ‘좋게 태어났다’는 뜻이다. 우생학이란 용어는 1883년 프란시스 갈튼(Francis Galton, 1822-1911, 영국)에 의해 만들어졌고, 진화론과 함께 발전되었으며 진화론을 사회에 적용하려는 시도였다. 프란시스 갈튼은 찰스 다윈의 사촌이었고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은 후 ‘새로운 지식세계’에 들어온 것에 대한 기쁨을 전했으며, 그것을 사회 전반적으로 적용하기 원했다.

얼핏 용어만 들으면 그것이 왜 잘못되었는지 깨닫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좋다’의 기준이 모호하고 주관적이라는 것과, 우생학을 어떻게 사회에 적용하려 했는지를 깨달으면 그 심각성을 금방 알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좋게 태어난다고 하는 것은 기형이나 질병이 없이 태어나는 것을 의미하겠지만, 우생학을 온 인류에게 적용하려 했던 나치에게는 푸른 눈과 금발을 의미했다. 따라서 우생학에서 말하는 ‘좋게 태어난다’의 의미를 사회가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주관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우생학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사람들만을 보전함으로써 인류의 진화를 촉진하려는 것이었다. 프란시스 갈튼의 우생학적 사상에 영향을 받아, 찰스 다윈은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이렇게 문명화된 사회에서 약자들은 그들의 종류를 번식시킨다. 가축들을 교배시켜본 사람들 중 그 누구도 이러한 것이 인류에게 있어서 매우 위험하다는것을 의심치 않을 것이다. 부주의, 혹은 잘못된 방향의 보살핌이 얼마나 빨리 한 가축종의 약화를 가져오는지 매우 놀랍다. 그러나 인간 자신의 경우를 제외하면, 최악의 동물들이 교배하도록 허용할 정도로 어리석은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가축을 교배할 때, 원하는 품종을 얻기 위해서는 필요한 형질을 가진 개체들을 교배하게 함과 동시에 필요한 형질을 갖지 못한 개체들은 제거하거나 더 이상 교배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진화론자들은 인간이 동물 중 하나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가축의 품종개량과 같은 원리가 인간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은 것이다. 프란시스 갈튼 자신 역시 바로 그것을 이야기했다. “바람직하지 않은 사람들은 제거되고 바람직한 사람들은 번식해야 하지 않을까?”

앞서 언급했듯, 나치 독일이 바로 그것을 충실하게 이행한 것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푸른 눈과 금발을 가진 북유럽인들은 가장 ‘진화한’ 인종이었고, 동양인들과 흑인, 그리고 유대인들은 ‘진화되지’ 못한, 원숭이에 가까운 인종이었다. 따라서 그들은 덜 진화된 사람들을 제거하고 더 진화된 사람들만 남겨 진화의 속도를 촉진시킴으로써 이 땅에 유토피아를 실현하려고 했던 것이다. 실로 제2차 세계대전은 진화론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이 사회에 적용시키려고 했던 시도로 인해 발발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광범위한 인종학살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우생학의 원리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사회에 파고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깨닫고 있지는 못하지만 사회생물학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현재에도 건재하다.

우생학 운동이 유럽에서 시작되었지만, 자금을 그렇게 많이 확보하지 못한 이유로 나치독일을 제외한 서유럽에서는 그렇게 대중적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록펠러(John Rockefeller, 1839–1937), 카네기(Andrew Carnegie, 1835-1919), 켈로그(Will Kellogg, 1860–1951)와 같이 이름만 들어도 금방 알수 있는 거부들에 의해 자금을 조달받아서 사회 전반으로 상당히 빠르게 퍼져나갔다. 우생학 소사이어티, 컨퍼런스, 그리고 연구기관들이 설립되었고, 과학 논문들이 출판되었으며 각 대학에는 우생학부와 학과들이 세워지게 되었다.

1921년 국제 우생학 컨퍼런스 로고를 한번 살펴보자.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무엇인가? “Self-direction of human evolution”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진화를 스스로 결정함으로써, 인간이 최종 권위라고 하는 인본주의 선언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미국의 우생학자인 폴 포페노(Paul Popenoe, 1888-1979)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회적 통제하에서 인종이 영원히 발전하도록 하는 유일한 희망은 자연의 선택적 사망속도를, 선택적 탄생속도로 대체하는 것 뿐이다. 그것이 우생학이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자연선택이 충분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 않으므로 무언가 다른 것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가난하고 병든 사람을 돌보는 것은 자연선택이 적용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월하지 않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가정을 꾸리고 아기를 낳는 것도 인간의 진화를 방해하고 제한된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불임이나 낙태를 통하여 출생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미국에서 엄청난 수의 낙태가 행해지고 있는 기관인 Planned Parenthood의 창시자인 마가렛 생어(Margaret Sanger, 1879-1966, 미국)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직된 사회사업 그 자체는 사회의 악성 질환의 증상이다… 우리 사회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의 결함 있고, 범죄를 저지르며, 사회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낳아 왔다.” “따라서, 나의 비판은 자선사업의 실패를 향한 것이 아닌, 자선사업의 성공을 향한 것이다.”

그들은 약자에게 자비와 호의를 베풀어 살아남게 하는 의사들과 기독교인들에 반대하여, 적극적으로 약자가 태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장치를 만들려고 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우생학적 원리가 사회에 적용되어서 미국의 30개 주에서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집단”에 대한 불임법이 제정되었고, 1900년에서 1970년까지 보고된 것만 6만명에서 7만명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았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submerged 10” 이라 불렀고,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정신이 박약한 사람들; 두 번째, 극빈자 계층; 세 번째, 알코올 중독자; 네 번째, 벌금을 내지 않은 사람들과 잡범들을 포함한 모든 범죄자들; 다섯번째, 간질환자 (편두통 환자들을 포함…); 여섯 번째, 정신 이상자들; 일곱째, 병약한 계층; 여덟 번째, 특정 질환에 취약한 사람들; 아홉 번째, 기형아; 열 번째, 감각기관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 즉 귀머거리, 소경, 그리고 벙어리.”

진화론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지만, 이런 행동 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며 따라서 후대로 유전된다고 믿었다. 그리고 가치있는 사람들을 보전하고 가치없는 사람들은 제거하거나 임신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류의 진화를 촉진해 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성경을 통하여, 인간의 가치는 어떤 사회가 임의적으로 결정하거나 어떤 사람의 외모나 피부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닌, 바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었다는 사실에 기반한다는 것을 배운다. 그리고 성경은 사회적 약자나 소외된 계층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을 명확히 말씀하신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으리라.”(출22:21-23)
유토피아는 약한사람들을 제거하고 사회에 적합한 사람들을 남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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