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꿀벌의 불시착

Categories: 최인식 회장

Friday, 15 September 2006

뒤뜰 잔디를 정리 하던 중 벌 한 마리가 잔디 위에 떨어져 꿈틀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늘 빨리 날아 다니는 벌이 이렇게 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이 신기하여 가만히 다가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문득 언젠가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나서 급히 집안으로 들어가서 접시에다 설탕을 물 몇 방울로 이겼다. 그리고는 그 접시에다 날지 못 하는 벌을 가만히 옮겨 놓고서는 설탕 쪽으로 조금씩 밀어 붙였다. 얼마되지 않아서 몇 번 연달아 꿈틀 하던 벌이 쏜살같이 공중으로 날아 살아졌다. 아마 비행도중 연료 계산 착오로 불시착한 벌이었을 것 같다. 저혈당으로 쓸어진 사람이 설탕을 탄 오렌지 주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 것 같은 일이다. 사람이나 미물이나 한가지로 에너지를 얻는 재료는 동일 하다는 것은 신기하다. 입을 통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 이 세가지를 음식물이 일단 몸 속에 들어가면 먼저 타액 안에 있는 효소로 탄수화물이 분해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단백질은 위안에서부터 소화작용이 시작 된다. 치아로 잘게 부숴진 음식물이 위 안으로 들어 오면 위액과 잘 섞이게 된다. 위액의 산도는 나무가구의 윤기를 내게 하기 위해서 바르는 투명하며 딴딴한 니스를 그냥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지만 점액으로 보호된 위벽은 뚫지 못한다. 이 강한 위산은 단백질을 변성 시킨다. 또 거의 모든 세균을 죽여 없앤다. 치아로 잘게 부숴지고 위액으로 인하여 이미 부분적으로 소화되기 시작한 음식물이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넘어간다. 위산으로 산성이 되어 넘어온 음식물은 췌장과 담낭으로부터 나오는 염기성 소화액으로 중화되고 강력한 췌장효소로 말미암아 거의 대부분의 음식이 이제 소화된다. 그래도 좀 남은 음식은 소장에서 분비되는 효소로 결국 철저히 소화 된다. 이렇게 소화된 음식물은 당분, 아미노산, 지방산, 글라이세롤 등으로 몸에 흡수되어 저장되었다가 필요 할 때 쓰이게 되는 것이다. 세포 안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에너지 공장들이 있다. 이 공장에서는 모든 저장된 영양분이 포도당으로 전환 되고 전환된 포도당은 세포가 쓰기에 편리한 에너지 형태로 바꾸어진다. 포도당 한 분자로 38개의 밧데리(ATP)를 만든다. 이 중 두 개는 포도당 산화 과정 중에 필요한 에너지로 쓰여서 결국 포도당 한 분자에서 36개의 밧데리가 생산 되는 셈이다.

가장 효율적인 엔진이 바로 세포다. 기진 맥진한 벌이 미소량의 설탕을 흡수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는 짧은 시간 내에 에너지 공급이 대뇌 중추 신경에서부터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과 말초신경으로 혈관을 따라 순식간에 분배되어 벌이 날게 되는 신묘막측한 지적설계에 다시 경탄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간단하게 보이는 이 현상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포도당 산화 과정에 대략 30가지의 효소가 동원 되는데 체온에서 한 효소가 이 과정을 촉진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10,000분의 1초라고 한다. 모든 생명체의 에너지 원천은 한가지로 식물의 광합성작용에서 얻는 당분이다. 왜 창조 삼일째 하나님께서 식물을 다른 모든 동물을 만드시기 전에 만드셨는지 가히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생화학 반응의 거대한 공장인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 소스가 동일하다는 것은 그 내부 장치가 또한 동일하다는 것을 말해 줄 뿐 아니라 이것은 또 나아가서 동일한 설계자가 이모든 것을 동시에 설계하셨다는 것이다. 마치 아편이 몸에 들어와 통증을 제거해 준다는 말은 우리 몸 속의 신경조직 내에 아편 수용기들이 있다는 말이고 이들을 만드신 분이 동시에 양귀비 꽃을 만드셨다는 말이다. 꽃은 벌을 필요로 한다. 벌은 꽃을 필요로 한다. 동물과 사람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열매 맺는 나무를 필요로 한다. 이 모든 것들은 땅과 물과 빛을 필요로 한다. 24시간이 하루인 6일 만에 이 전부를 질서 있고 완벽하게 짧은 시간에 만드신(Fiat Creation) 창조 주 예수 그리스도의 지혜와 능력을 오늘도 찬양 한다. 미소량의 설탕을 빨고는 쏜 살처럼 날아간 꿀벌이 어디 선가 “아-멘” 하고 있는 것 같다.

“만물이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니 지은 것이 하나도 그가 없이는 된 것이 없느니라.” (요한복음 1장 3절)

Author: 최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