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Categories: 최인식 회장

Tuesday, 27 June 2006

여러 해 전 아내와 샌디애고에 들렸을 때였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아름다운 가든 스타일이었는데 마침 창문 너머 정원이 바로 내다 보이는 방을 쓰게 되었다. 각색의 꽃이 밝은 햇살 아래 유난히 아름다운 한낮의 따스함에 창문을 열어 놓고 신선한 공기를 즐기고 있던 중 어떤 짙은 색채의 작은 물체가 눈앞을 쏜살같이 휙휙 지나치는 것을 느꼈다. 가만히 관찰하니 그것은 바로 몇 마리의 작은 새가 꽃 앞에서 어른 거리는 모습이었다. 정지해있는 것처럼 꽃 앞에 떠있는 것도 있었는데 그제서야 그것들이 다름 아닌 벌새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참을 이 꽃 저 꽃 뒤지던 그들은 쏜살같이 사라졌고 후에는 다시 볼 수 없어 호텔을 떠날 때 까지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북 남미대륙에만 살고 있는 벌새는 319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작은 것은 성인의 새끼손가락 길이 정도이고 큰 것은 22cm 까지 된다. 벌새의 새집은 보통 골프 공 반개 정도 크기이고 새끼는 사람의 새끼 손가락의 손톱 크기인데 어미 새가 음식을 새끼의 목구멍 깊이까지 음식을 넣어서 먹게 해준다. 벌새의 여러 가지 특징 중에 날개는 정말 놀랍다. 일초에 50번 내지 90번 퍼덕인다는데 이것은 엄청 난 속도의 동작이다. 그러니 벌처럼 윙윙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 다닐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날개를 움직이는 근육의 무게가 몸 전체 무게의 25-30퍼센트가 된다. 이러한 비행을 위해서는 대단한 양의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그 에너지 소모량은 가히 상상하기 어렵다. 고 농도의 당분인 꽃의 넥타와 작은 거미나 곤충으로 영양섭취를 하는데 벌새가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는 사람으로 비교해서 말 한다면 햄버거 1,300개에 해당하는 칼로리라고 한다. 이 엄청난 양의 칼로리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서는 60 리터의 물을 마셔야 하는 것과 같다는데 벌새들이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처리하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한다. 사람의 심장이 정상적으로 일분에 70회 정도 수축한다면 벌새와 같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사람으로서는 심장이 일분에 1,260회 수축해야 하고 그럴때 체온은 섭씨 385도가 되어 결국 폭발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한다.

많은 열량을 감당하기 위해 영양섭취를 부지런히 하지만 휴식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서 12시간 자고 12시간 활동을 한다고 한다. 평균 수명은 6년 내지 12년이라고 한다. 암놈 앞에서 구혼의 목적으로 묘기를 보이기 위한 숫놈의 대담한 공중곡예 비행 중에는 시속 71 마일이나 되는 엄청난 비행속도의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벌새의 날개는 일반 새들과는 다르게 마디가 없이 설계가 되어있어 날개를 아래 위로 퍼덕이지 않고 마치 배의 노처럼 어깨에서부터 종횡으로 선회하게 되어 있다. 비행의 특징은 속도뿐만 아니고 공중 한곳에 가만히 정지해서 오랫동안 떠있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순간적으로 수직 이륙이 가능 할 뿐만 아니라 옆으로나 뒤로도 날 수 있다. 아마 벌새가 조류 중에 유일하게 뒤로도 날 수 있는 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신묘한 비행동작은 침같이 생긴 긴 부리를 꽃의 한 가운데의 깊은 곳에 넣어 넥타를 빨아 먹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능이다. 이들은 꽃에 가까이 오자말자 갑자기 정지하여 45도의 각도로 몸을 앞으로 숙이고 날개를 상하가 아니라 전후로 젓게 된다. 이것은 마치 이락 전쟁 당시 거대한 공중 급유기에서 빠져 나온 긴 급유관을 조심성 있게 전투기에다 접근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꽃 한가운데가 부리 길이에 비해 너무 깊으면 바늘처럼 예리한 부리 끝으로 꽃의 밑부분을 찔러서 넥타를 빨아 먹는다. 특별히 설계된 긴 혀는 일초에 13번 넥타를 핥을 수 있다. 그리고 혀끝에는 홈이 파져서 넥타를 담아 목으로 나중 짜넣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모든 동작을 하는 동안 벌새는 공중에 가만히 정지해 있어야 하고 작업이 끝나면 부리를 꽃에서 빼내기 위해서 뒤로도 날 수 있는 신기한 날개의 조작이 필요한 것다.

철에 따라 이동하는 벌새 중 어떤 벌새는 알라스카에서 멕시코까지 겨울을 피해 상상하기 어려운 2,000마일 이라는 장거리의 비행을 한다. 북미 산 붉은 목의 벌새는 몸무게가 3그램 밖에 되지 않는데 이들은 멕시코만을 일년에 두 번씩 횡단한다. 이렇게 작은 새가 620마일 이나 되는 비행거리를 무착륙으로 태양과 별과 지구의 자장을 이용한 정확한 항법으로 비행하는데 일초에 75번 씩 날개를 퍼덕여서 25시간을 무휴식, 무착륙 비행을 해야만 가능하다. 이들은 이런 장거리 비행을 위한 준비로 몸의 지방질을 몸 무개의 반까지 저축 한다. 그러나 우리가 계산 할 수 있는 에너지 소모의 계산으로는 멕시코만을 횡단 할 수가 결코 없는데도 이들은 특별한 에너지 절약 방법을 써서 이 엄청난 비행을 완수한다. 무착륙비행이 불가능하면 반드시 중도에 죽을 수 밖에 없다. 벌새의 비행조작 관찰은 우리로 하여금 헬리콥터의 발명 훨씬 전에 창조주의 놀라운 솜씨가 있었다는 고백이 나올 수 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비행기 엔진이나 레이더나 컴퓨터 발명 훨씬 전에 창조주 예수 그리스도의 신묘막측한 창조의 능력이 피조세계에 충만했다는 고백이 우리의 입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벌새의 어느 하나의 해부생리학적인 특성이 오랜 세월에 걸쳐 점차적으로 하나 둘씩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으로 진화된 결과라고 말 할 수가 있을까? 처음부터 벌새로서의 모든 복잡한 특성이 완벽하게 만들어져서 시작하지 않았으면 하나도 살아 남지 못하고 그 옛날에 모두 멸종하였을 것이다.

Author: 최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