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보다 귀하니라

크지않은 뒷마당을 빽빽이 둘러싼 싸우어검 나무들은 여름내 짙은 녹음으로 햇빛을 거의 차단한다. 이 나무들의 까만 열매를 찾아 우리집 뒷마당을 찾아오는 온갖 새들은 작은 토끼들과 더불어 아내의 조용한 오전 시간의 방문객들이다. 햇살이 밝은 한낮에 묵직하고 둔탁한 충격이 큰 창문이 있는 거실 쪽에서 날 때면 “또!” 하는 가엾은 생각으로 유리창 밖 잔디 위를 살펴본다. 이번에는 좀 큰 새가 잔털을 몇 개 유리창에 붙여 놓고 그냥 바닥에 나동그라져있다. 유리창에 비친 하늘을 실제의 공간으로 또 착각한 케이스다. 죽은 듯이 가만있다가 얼마 후 몇 번 퍼덕이고는 빈 공간으로 날아 갈 때면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쉰다. 비행기가 공중에서 나는 것도 신기하지만 자기 몸의 한 부분을 움직여서 창공을 상하좌우 자유자재로 나는 새는 정말 신기하다. 갈매기의 비행을 관찰하다가 범신론적인 상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리빙스턴의 갈매기”라는 책을 오래 전에 읽어본 기억이 난다. 수면으로 직각 강하 후 거의 직각으로 상승하는 갈매기들의 유연한 비행은 참으로 신기하다. 날개를 퍼덕거려 뜨고 직진하며 상하 좌우 회전이 자유 자재인 새들이야말로 하나님의 창조 솜씨의 극치다.

어느 꿀벌의 불시착

뒤뜰 잔디를 정리 하던 중 벌 한 마리가 잔디 위에 떨어져 꿈틀거리는 것이 눈에 띄었다. 늘 빨리 날아 다니는 벌이 이렇게 정적인 상태에 있는 것이 신기하여 가만히 다가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 문득 언젠가 들었던 말이 생각이 나서 급히 집안으로 들어가서 접시에다 설탕을 물 몇 방울로 이겼다. 그리고는 그 접시에다 날지 못 하는 벌을 가만히 옮겨 놓고서는 설탕 쪽으로 조금씩 밀어 붙였다. 얼마되지 않아서 몇 번 연달아 꿈틀 하던 벌이 쏜살같이 공중으로 날아 살아졌다. 아마 비행도중 연료 계산 착오로 불시착한 벌이었을 것 같다. 저혈당으로 쓸어진 사람이 설탕을 탄 오렌지 주스로 정신을 차리게 된 것 같은 일이다.

바이러스

얼마 전 중국에서 발생하여 전 세계를 긴장시켰던 악성 호흡기 질환의 근본이 되는 바이러스는 그 정체가 무엇일까? 우리는 보통 바이러스는 백해 무익한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특히 근래에 들어와 간염과 에이즈를 통해 바이러스는 우리모두의 공포의 대상이다. 1796년 천연두 예방접종이 젠너에 의해 실시된 후 1892년에 ‘담배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실제로 바이러스를 볼 수 있게 된 것은 1939년에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였다. 1983년에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 바이러스를 규명하게 되었다.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자기혼자는 살 수가 없다. 그러므로 바이러스자체로는 생명체라고 할 수가 없다. 숙주의 에너지와 단백질 합성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산다. 바이러스는 간단히 말하자면 세포 내에 기생한다. 진화론자들은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로 진화 되었거나 바이러스가 박테리아로 진화 되었다고 하지만 앞에 언급한데로 바이러스는 그 자체가 생명체가 아니므로 이런 주장이 성립 될 수 없다.

벌새

여러 해 전 아내와 샌디애고에 들렸을 때였다. 우리가 묵은 호텔은 아름다운 가든 스타일이었는데 마침 창문 너머 정원이 바로 내다 보이는 방을 쓰게 되었다. 각색의 꽃이 밝은 햇살 아래 유난히 아름다운 한낮의 따스함에 창문을 열어 놓고 신선한 공기를 즐기고 있던 중 어떤 짙은 색채의 작은 물체가 눈앞을 쏜살같이 휙휙 지나치는 것을 느꼈다. 가만히 관찰하니 그것은 바로 몇 마리의 작은 새가 꽃 앞에서 어른 거리는 모습이었다. 정지해있는 것처럼 꽃 앞에 떠있는 것도 있었는데 그제서야 그것들이 다름 아닌 벌새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참을 이 꽃 저 꽃 뒤지던 그들은 쏜살같이 사라졌고 후에는 다시 볼 수 없어 호텔을 떠날 때 까지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수퍼버그

어느 주간지에 항생제의 남용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항생제 저항균에 관한 특별 기사가 실렸다. 어떤 균들은 조만 간에 한 두 가지 또는 모든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이 생기는데 이런 균을 수퍼벅이라고 부른다. 모든 항생제에 저항하는 박테리아를 수퍼라고 불러 주고서는 그것이 가장 강한 세균처럼, 그리하여 가장 진화한 세균처럼 소개되고 있는데 사실을 살펴보면 수퍼 할 것이 없다.

인체나 동물이나 토양 할 것 없이 어느 곳에서나 살고 있는 단세포 생명체인 박테리아는 조건만 맞으면 매 20분마다 분열한다. 체내의 어떤 균들은 비타민 K를 만들고 장내에서 음식을 소화시킨다. 또 어떤 균은 요구르트 같은 음식도 만들고 또 어떤 것들은 오염된 환경을 정화시키고 유해한 세균을 통제하는 등 다양한 유익한 역할을 갖고 있어 우리에게 필요 불가결한 것이다